정부ㆍ與 방침과 다른 6000억 추가
與 “협치 무시한 날치기” 강력 반발
오늘 본회의 통과 가능할지 미지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29일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등 상임위 소관 추가경정예산안을 단독 표결 처리했다. 여당은 ‘날치기’ 통과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30일 추경안의 본회의 처리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야당 교문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 전 소위를 열어 “누리과정 예산 부담으로 급증한 지방교육채무 상환을 위한 예산 6,000억원을 추가 편성해 통과시키자”고 주장했다. 지방교육채무 상환예산은 이번 추경안에 포함된 국가채무 상환예산 1조2,000억원에서 마련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반발한 뒤 전체회의 개최까지 전면 거부했다.
추경안 심사 마지막 날을 맞은 야당은 교문위의 여야 위원 숫자가 ‘13 대 14’라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을 활용해 여당 의원들의 불참에도 예산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날 교문위를 통과한 예산에는 정부ㆍ여당의 방침과 다른 누리과정 관련 예산 6,000억원을 포함, 학교 우레탄 트랙교체 사업 예산 776억원, 도서지역 통합관사 신규 건설 예산 1,257억원 등도 포함됐다.
새누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 등 교문위 여당 의원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협치를 무시한 야당의 날치기 강행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방채 상환을 위해 6,000억원을 편법 편성한 것은 국가채무는 국가가, 지방채무는 지방이 상환토록 한 재정의 기본 원칙을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협치를 깬 국민의당 소속 유성엽 위원장과 야당 위원들은 즉각 책임지고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의 강행 처리로 누리과정 예산 등이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30일 본회의 통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회법상 상임위의 예산안 심사 의결은 구속력이 없는 데다, 본회의 전 개최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와 전체회의에서 교문위가 처리한 예산을 다시 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역대 국회에서 예산 문제로 상임위에서 올린 예산 심사 결과가 예결위에서 불발된 전례는 많다”며 “돌발 변수인 것은 맞지만, 누리과정 예산 등의 본회의 통과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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