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주최 57회 한국출판문화상 시상식
한국일보사가 주최하고 KT&G가 후원하는 제57회 한국출판문화상 시상식이 18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1960년 제정된 한국출판문화상은 지난 한해 출판된 책 중 저술(학술), 저술(교양), 번역, 편집, 어린이ㆍ청소년 등 5개 부문 우수 도서에 시상한다. 이번에는 저술(교양), 어린이ㆍ청소년 부문에서 공동수상작이 나와 모두 7종의 책 저자, 역자, 출판사 등에게 각 500만원(공동수상은 250만원씩)의 상금과 상패가 주어졌다.
‘중력파,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선물’(동아시아)로 저술(학술) 부문에 수상한 오정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 책을 통해 중력파라는 새로운 세상이 있음을, 고개를 들어 하늘과 별을 보는 것이 행복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면서 “지난해 이 책으로 ‘작가’라는 이름을 얻은 만큼 조금이라도 더 많이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술(교양) 부문을 수상한 ‘우리는 왜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가’(사이행성)의 저자 천주희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천씨는 “말을 못하는 사람이 아닌데 2015년 석사과정을 마치면서 연구과정도 힘들고 생계와 아르바이트도 힘들었다”면서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바가 전해진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저술(교양) 부문을 공동수상한 ‘우리말 절대지식’(동아시아)의 저자 김승용씨는 “집에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는 ‘집돌이’인데 이 상을 받은 뒤 인터뷰, 칼럼, 팟캐스트 출연 요청이 줄이어 좀 당황스럽다”며 “오사카 장사치 속담 중에 ‘나도, 상대도, 세상도 웃는 장사를 하라’는 말이 있는데 그게 출판이요, 공부해서 남주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현암사)으로 번역 부문상을 받은 번역가 송태욱씨는 “너무 잘 알려진 작가라 앞선 번역이 너무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었다”며 “번역 작업을 카페에서 하는 데 더 이상 내가 작업하는 카페가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편집 부문 수상작인 ‘아틀라스 역사시리즈’(사계절)를 낸 인문팀의 이진 팀장은 “12년에 이르는 프로젝트 기간 동안 필자, 디자인 등 전 분야에서 협업을 잘 이뤄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어린이ㆍ청소년 부문에서 ‘할머니의 여름휴가’(창비) 작가 안녕달은 예명을 쓰는 작가답게 “책을 만들어 주신 분들, 읽어주신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는 짧은 수상 소감을 마친 뒤 종종걸음으로 내려갔다.
어린이ㆍ청소년 부문 공동수상작 ‘다윈 영의 악의 기원’(사계절)은 작가 고 박지리 대신 담당 편집자였던 김태희 사계절 팀장이 했다. 김 팀장은 “아동청소년 분야에서 일하는 편집자와 작가 모두의 팬이었던 사람이 작가인 고 박지리”라며 “오늘 이 수상자리를 통해 작가의 작품이 더 많은 이들에게 가 닿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을 대표해 축사를 한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소장은 “이번 수상작들을 통해 20~30대 젊은이들의 상상력에 감탄했다”면서 “이 상상력에 귀 기울일 때 우리 사회에는 더 많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에는 인문학자 김경집씨, 아동문학평론가 김지은, 출판평론가 장은수씨 등 심사위원과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 이외에 수상자 가족ㆍ친지 등이 참여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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