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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없는 유통사 해외 진출 '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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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없는 유통사 해외 진출 '쓴맛'

입력
2015.01.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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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ㆍ롯데마트ㆍCJ오쇼핑ㆍGS샵

중국 등서 대규모 적자ㆍ잇단 철수도

국내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유통 공룡들이 해외시장에선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10년간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대형마트와 홈쇼핑들의 해외 진출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만년 적자에 시달리거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큰 꿈을 갖고 진출한 해외 시장에서 철수 중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중국 텐진의 4개 점포를 한꺼번에 폐점하는 등 중국시장 철수 절차에 들어갔다. 한때 중국 내 점포를 27개까지 늘리며 공격적 영업에 나섰으나, 2011년 모든 점포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악화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내 이마트는 10개 점포만 남았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3분기 해외에서 27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손실을 냈다. 이는 국내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780억원)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홈쇼핑 업계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분투자 형식으로 해외에 진출한 CJ오쇼핑과 GS샵은 이익을 거의 거두지 못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분을 보유한 해외 15개사의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체 순이익은 지분법을 통해 올린 7억원이 전부다. 같은 기간 GS샵은 중국을 제외한 모든 해외법인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해외에서 총 35억원의 적자를 냈다. 매출도 75%가 중국에서만 나오는 등 특정 지역 쏠림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 공략을 멈추지 않을 방침이다. 이마트는 중국 대신 베트남 및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고 롯데마트는 올해 11개점을 해외에 새로 연다. 현대홈쇼핑도 올해 베트남에서 홈쇼핑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해외에 진출한 것이어서 당장 성과가 없다고 그만 둘 수는 없다”며 “이미 투자한 비용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통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현지인의 소비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만큼 제조업에 비해 훨씬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면 장기적 안목과 함께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유통학회 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시장에서 국내 유통업체들의 실패는 전략 부재 때문”이라며 “이미 유통업체가 과포화 상태인 대도시에 수십 개 점포를 내기 보다 중요도는 떨어지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청두(成都)나 항저우(杭州) 등에 집중하는 등 시장 매력도 및 위험도 분석에 대한 충분한 분석을 거친 후 진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유통업체들이 모든 것을 다 파는 종합 소매업을 표방해 정체성이 불분명한 반면, 글로벌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의 경우 회원제나 자체 브랜드상품 등 독특한 정체성을 고수해 성공한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는“국내 유통업체들은 주로 점포를 단기간에 확장하고 물량공세를 펼치는 국내 영업방식을 해외에 그대로 적용해 왔는데 이런 경영이 통하지 않는다”며 “토착업체와 글로벌업체 등 경쟁자가 많은 해외시장에서 과연 어떤 틈새를 파고들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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