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포럼 참석ㆍ현장 경영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검찰 수사로 발이 묶였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을 방문하며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중국 상하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7 상하이포럼’ 개막식 참석과 제리 우 SK차이나 신임 대표 면담을 위해 26, 27일 양일간 중국을 찾았다. 지난달 출국금지 조치가 풀린 최 회장이 중국을 방문한 건 작년 9월 이후 8개월만이다.
상하이포럼에서 최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27일 진행된 포럼 개막식 축사에서 그는 “기업은 재무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창출해야 진정으로 사회와 공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구는 물론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을 지속하기는 어려운 만큼 고도 성장기에 묻고 넘겨왔던 문제들을 치유하기 위해 우리의 최대 관심사를 재무적 이슈에서 사회적 이슈로 옮겨야 한다”고 최 회장은 역설했다.
최 회장은 SK가 이를 위해 최근 집중하고 있는 실험들을 소개했다. 먼저 지난해부터 사회적기업들이 만든 사회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보상해주는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제도를 들었다. 전문가들이 개발한 사회성과 측정방법을 활용해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계량화’ 하는 시도다. SPC에 참여한 44개 사회적기업은 지난 1년간 약 104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됐고, SK는 이의 25% 수준인 26억여원을 인센티브로 지급했다. 노인요양 분야 사회적기업 동부케어는 SPC 참여로 고용을 대폭 확대해 2015년 160명이던 직원 수를 지난해 350명으로 늘렸다.
이 외에 행복나래, 행복도시락 등 SK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13개가 총 2,500여명의 직접 고용을 창출했다는 점도 소개됐다.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육성함으로써 직ㆍ간접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최 회장은 참가자들에게 보여줬다.
12회째인 상하이포럼은 SK가 설립한 장학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이 2005년부터 중국 푸단(復旦)대와 함께 주최하는 경제 분야 국제 학술행사다. 최 회장은 고등교육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해마다 이 포럼에 참석한다. ‘아시아와 세계: 새로운 동력, 새로운 구조, 새로운 질서’를 주제로 삼은 올해 포럼에는 201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영국 런던 정경대 교수를 포함한 1,00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 참석에 앞서 최 회장은 베이징을 찾아 금융전문가인 제리 우 SK차이나 대표를 만나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최 회장과 우 대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내 계열사들의 상황을 현장에서 살펴보고 해법 마련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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