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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인 기다리는 공공저작물 360만 건

입력
2015.05.2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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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문화의 가치’에 주목하는 시대가 왔다. 침체된 경제와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 동력이자 인간다운 삶을 실현시키는 필수요소로서 문화는 세계 각국에서 미래국가 성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로 ‘문화융성’을 세울 만큼 문화의 힘에 공감하고 있다. 국민의 일상을 더욱 풍요롭고 여유 있게 만드는 본연의 역할은 물론, 타 분야와의 융ㆍ복합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생산해 경제를 살리는 역할까지 문화는 국가의 발전에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한편 ‘정부3.0’은 공공정보를 적극적으로 개방ㆍ공유하고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이 주인인 정부’를 구현하고자 하는 새로운 국정 운영 패러다임이다. 박근혜정부는 ‘투명한 정부’ ‘유능한 정부’ ‘서비스 정부’라는 3대 목표 아래 2013년 관련법을 제정하고 범정부적으로 공공정보를 개방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융성’과 ‘정부3.0’의 접점에는 ‘공공저작물 자유이용’이 있다. ‘공공저작물 자유이용’은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보유한 저작물을 국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공익을 목적으로 국민의 세금을 들여 제작한 저작물을 국민들에게 개방하자는 취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각 기관의 공공저작물 개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저작물에 공공누리 마크를 부착하여 공공누리 포털(www.kogl.or.kr)에 모아 서비스하여 국민들이 공공저작물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공공저작물 자유이용에 대한 저작권법이 시행되면서 공공저작물의 개방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현재까지 개방된 공공저작물은 약 360만 건에 이르는데, 전통문양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의 다양한 문화유물 사진과 국립생물자원관의 생물 사진, 국민생활체육회의 생활체육 동영상, 국립국악원의 국악 음원 등이 현재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다.

개방된 공공저작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친환경 페인트 벽지의 무늬와 천연비누의 디자인에 전통문양을 접목한 제품이 나왔고, 아이들의 두뇌 발달에 좋은 퍼즐게임은 특허권을 취득하여 올해 해외로 수출될 예정이다. 한 미술교재 전문 출판사는 그간 사진을 구하기 어려워 출간을 미뤄왔던 ‘한국미술사’ 서적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방한 문화유물 사진을 이용하여 조만간 출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렇듯 공공정보의 공개와 맞물린 공공저작물의 개방은 창작의 소재로서 ‘문화융성’에 이바지하고 나아가 경제를 살리는 문화로서 ‘창조경제’와도 직결되고 있다.

그렇다면 공공저작물 자유이용에 따른 경제효과는 얼마나 될까? 2013년 코리아리서치가 전수 조사한 ‘공공저작물 기초 현황’에 따르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공저작물은 약 764만 건에 이르고, 이를 모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경우 기대되는 경제적 효과는 최대 2조 800억여원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공공저작물은 누구나 사용 가능하고 사용횟수에 제한이 없으며, 이 조사에 일부 박물관과 도서관의 자료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추정 가치는 더욱 크다 할 수 있다.

앞으로도 문화체육관광부는 양질의 공공저작물을 적극적으로 개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관의 참여를 이끌고 더 많은 국민들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 공공저작물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창조경제의 자양분이 되어 경제를 살리는 문화, 국민의 행복을 만드는 문화의 밑거름이 되길 고대한다.

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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