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점 위해 갤노트7 출시 당겨
예약물량 몰려 생산공장 과부하
“성급한 리콜로 사태 악화”진단도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를 마무리해가는 듯했던 삼성전자가 10일 또 다시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으로 위기를 맞은 가운데 항상 경쟁사보다 더 빨리 해 내야 한다는 삼성전자의 ‘조급증’이 이번 사태의 구조적 원인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조급증 속에서 갤럭시노트7 전량 회수ㆍ교환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발 빠르게 수습하려던 계획도 결과적으로는 사태를 더 키우는 악수가 됐다.
이날 전자업계에선 지난달 2일 리콜 계획을 밝히고 한달 안에 사태를 마무리 지으려 했던 삼성전자의 조급증과 과욕이 오히려 화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감한 리콜은 소비자들의 안전을 담보하고 신뢰 하락을 막기 위한 발 빠른 조치였지만 결국 ‘안전’보다는 ‘빠른 사태 수습’에 방점이 더 찍혔던 것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터리가 원인으로 지목됐는데도 배터리만 교환해 주는 게 아니라 제품 전체를 교환해 주는 결정을 내린 것 자체는 바람직한 위기 대응이었다”며 “그러나 리콜 결정 이후 실행하는 과정에서 너무 서두른 것이 다시 문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도 실은 삼성전자의 조급증이 근본 원인이란 시각이 많았다. 올해 갤럭시노트7 공개 행사는 지난해보다 11일 앞당겨진 8월 초 열렸다. 통상 9월 초 공개되는 애플 아이폰보다 먼저 출격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 때문에 개발 기간은 촉박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공개 직후 갤럭시노트7 예약 판매에는 예상보다 많은 수요가 몰렸다. 이에 삼성전자는 물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을 최대한 가동했고, 이 과정에서 공장과 인력에 과부하가 걸렸다.
특히 갤럭시노트7은 1년 전 출시된 갤럭시노트5보다 제품 크기는 줄었지만 배터리 용량은 20%나 늘어난 만큼 개발이나 검증에서 더 신중을 기했어야 했지만 빠듯한 출시 일정상 이 과정은 충분히 진행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배터리는 크기에 따라 용량에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이를 무시한 채 용량을 너무 높이려다 보니 설계에 무리가 따랐다”며 “이 경우 충분한 검증이 이뤄져야 하는 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 이 과정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새 경영진의 책임과 ‘성과 지상주의’도 도마에 올렸다. 갤럭시노트7은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의 ‘세대 교체’라는 특명을 안고 지난해 12월 무선사업부장에 오른 고동진 사장의 사실상 첫 번째 작품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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