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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암도 성병? “자궁경부암 유발하는 HPV도 발병 원인”

입력
2016.07.1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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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원인이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가 두경부암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자궁경부암 원인이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가 두경부암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자궁경부암 유발 원인으로 잘 알려진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가 두경부암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재 정부에서는 만 12세 여자 어린이에게만 실시하는 무료 예방접종을 남자 어린이에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는 국제암연구기구의 메타분석 결과, 두경부암 종류인 구인두암의 35.6%에서 HPV가 발견됐으며 이 가운데 87%가 16형 HPV였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 구인두암에서 HPV가 검출된 빈도가 북미 47%, 아시아 46%, 유럽 28% 등이었다.

또 최근 미국에서 시행한 다 기관 연구에서는 구인두암의 65~70%에서 HPV가 발견된 것으로 보고됐다.

고윤우 학회 총무이사(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두경부암에 HPV가 발견되는 추세에 대한 연구가 아시아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구인두암 환자를 대상으로 HPV 검사를 하면 바이러스가 검출된다”고 했다.

미국 하버드대 퍼니스 교수도 HPV 6형이 두경부암 원인이라고 ‘종양학 연보’에 발표했다. HPV 6형은 자궁경부암 주 원인인 HPV 16, 18형에 비해 저위험군으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아왔다. 이번 연구로 흡연과 음주와 상관없이 HPV 6형이 인두암이 주 원인으로 지목돼 그 위험성이 새롭게 부각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티나 달리아니 교수팀도 ‘국제 암 저널’에 편도선암 원인으로 HPV를 지목하며 98명의 편도선암 환자 가운데 85%가 HPV에 감염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티마 교수는 “1970년대 이후 흡연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편도선암 환자 중 HPV에 감염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은 줄어들었지만 HPV 감염으로 인한 편도선암 환자는 4배 이상 늘어났다"고 했다.

이강대 학회 회장(고신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만 12세 여자 어린이에게만 HPV 무료 예방접종할 것이 아니라 남자 어린이에게도 허용돼야 한다”고 했다.

HPV는 현재 190여 종이 있으며 이 가운데 HPV 16형(54%)과 HPV 18형(13%)이 자궁경부암 등을 일으킨다. 우리나라 여성의 HPV 감염률은 34%이며, 이 가운데 18~29세가 49.9%로 높다. 젊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가운데 자궁경부암은 갑상선암, 유방암, 위암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남성의 HPV 감염은 성관계를 통해 이뤄진다. 성경험이 있는 성인 남녀의 절반 정도에서 일생에 한 번 이상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고 감염돼도 90% 정도는 1~2년 이내 자연 소멸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감염되는 여성은 정상 여성보다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자궁경부이형증에 걸릴 확률이 100배 이상 늘어난다. 감염 후 암으로 악화하기까지 10~20년이 걸린다.

HPV는 자궁경부암 뿐만 아니라 질암(40%), 외음부암(60~90%), 항문암(90%), 음경암(45%), 생식기 사마귀(콘딜로마ㆍ90%) 등의 생식기 질환을 일으킨다.

머리 주변 암을 통칭하는 두경부암은 흡연과 음주가 주 원인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 HPV가 두경부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경부는 후두와 구강, 구인두, 비강, 부비동, 비인두, 하인두, 타액선, 갑상선 등 눈을 제외한 머리와 어깨, 목 주변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통칭한다. 두경부암에는 구강암과 갑상선암, 후두암 등이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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