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오종훈의 자동차 현대사] 스포티지, 승용 SUV 장르를 만들다

입력
2016.07.18 04:00
0 0
1993년 생산된 1세대 스포티지는 승용 SUV 시장을 개척했다. 기아자동차 제공
1993년 생산된 1세대 스포티지는 승용 SUV 시장을 개척했다.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를 처음 만난 것은 1991년 도쿄모터쇼에서다. 양산에 앞선 콘셉트카로 모습을 드러낸 스포티지는 관람객은 물론 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승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지향한 차의 성격은 당시로선 획기적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첫 해외출장에서 본 차라 남다른 애정을 느낀다. 처음 가본 도쿄모터쇼의 화려함에 주눅들었지만 존재감을 과시한 기아차의 모습에는 뿌듯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승용 SUV 개념을 처음 선보인 건 기아차였지만 실제 판매로 연결시킨 건 일본 브랜드들이 먼저였다. 도요타 ‘RAV-4’, 혼다 ‘CR-V’ 등이 그런 차들이다.

스포티지 양산이 시작된 건 93년 7월이었다. 기아차는 같은 해 1월 파리 다카르랠리에 두 대의 스포티지를 출전시켰다. 영국 드라이버 3명과 한국인 드라이버로 황운기씨가 이름을 올렸다. 황씨의 1호차는 중도 탈락했지만 2호차가 완주하며 나름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다.

1세대 스포티지엔 2.2 디젤 엔진과 2.0 가솔린 엔진이 장착됐다. 변속기는 자동 4단과 수동 5단을 사용했다. 차체 길이 4,045㎜에 높이가 1,655㎜라 짧고 낮았다. 차를 작게 만들다 보니 예비 타이어를 넣을 공간이 애매해졌다. 결국 예비 타이어는 차 뒷부분에 매다는 형태가 됐다.

스포티지는 저속으로 움직이면서 사륜구동으로 변환할 수 있는 ‘시프트 온 플라이’ 가 국산 SUV 중 처음으로 적용됐다. 당시의 SUV들은 멈춘 뒤 변속 레버를 조작해 구동방식을 변환해야 사륜구동이 가능했다.

스포티지는 차체가 낮아 도심에서 승용 감각의 주행성능을 뽐냈고, 오프로드에서는 강력한 험로주행 능력을 보였다. 평일에는 출퇴근용, 주말에는 레저용으로 사용하기에 딱 좋은 SUV의 등장이었다.

스포티지는 국내 SUV 열풍에도 큰 몫을 했다. 불과 한 달 뒤 등장한 쌍용자동차의 ‘무쏘’와 함께 ‘갤로퍼’의 아성을 뒤흔든 것이다. 이런 차들의 경쟁으로 SUV 판매는 큰 폭의 성장을 거듭했다.

스포티지의 인기는 다양한 차체의 파생 모델 등장도 이끌었다. 전장을 늘린 ‘그랜드 스포티지’가 96년 출시됐고, 2도어 밴도 97년에 모습을 드러냈다.

12년 남짓 사랑을 받은 1세대 스포티지는 2003년 5월 단종됐다. 기아차 부도로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완전변경된 2세대 ‘뉴 스포티지’가 나왔고, 2010년 3월 3세대 ‘스포티지R’, 지난해 9월 4세대 ‘더 SUV 스포티지’로 이어지며 스포티지의 화려한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오토다이어리 편집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