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남자’ K씨 18일 사직
대선 때 安측 정치적 행보 논란
安과 결별 윤장현 시장 뜻 반영설
“민주당서 문제 제기 불만” 뒷말도
민주당 “우리와 무관” 선 긋기 나서
최근 광주시체육회 사무처장이 돌연 사표를 내고 체육회를 떠난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선 후보 쪽 인사로 분류되면서 기존 광주시생활체육회 사무처장에 이어 통합 체육회 사무처장 자리까지 꿰찼던 그가 대통령 선거 직후 사직서를 던졌다는 점에서 사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시체육회 사무처장 K씨가 18일 오후 윤장현 광주시장을 찾아가 사직서를 전달했다. 당시 윤 시장은 K씨의 사직서를 곧바로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K씨의 사의 표명과 사표 수리를 두고 대선 기간 안 전 후보와 연결된 정치적 행보가 문제가 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체육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K씨는 국민의당 광주 경선 현장과 안 전 후보의 유세 현장에 얼굴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구나 K씨는 지난해 1월 광주시생활체육회 사무처장 재직 당시 안 전 후보의 국민의당 창당 작업에 관여해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란을 빚은 적이 있었던 터라, 이 같은 뒷말을 낳았다. 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대선 선거운동 당시 사무처장이었던 K씨가 정치적 행동을 한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왔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씨는 “그런 것(정치적 행보) 때문에 그만 둔 것은 아니다. 좀 쉬고 싶었다”고 했지만, 석연찮은 사의 표명이 뒷담화를 키우고 있다는 게 주변 평가다.
이 때문에 체육회 안팎의 시선은 임명권자인 윤장현 광주시장에게 향하고 있다. K씨의 사퇴 과정에 윤 시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안철수의 남자’로 알려진 윤 시장이 대선 전 더불어민주당 잔류를 선언하면서 안 전 후보와 정치적 결별을 한 상황에서 K씨의 행동이 눈에 거슬렸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윤 시장은 2014년 6ㆍ4지방선거에서 당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유일한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으며, 안 전 후보의 팬 카페 대표운영자이기도 했던 K씨는 윤 시장 선거캠프에서 SNS 홍보 업무를 담당했었다. 앞서 1월 또 다른 안철수계 인사로 불리는 유재신 시체육회 상임부회장도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다.
일각에선 대선 기간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도 K씨의 정치 행보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며 문제 제기를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시장이 알아서 정리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민주당 쪽에서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 적은 없지만 어느 한 특정인(K씨)이 이렇게(정치 행보) 하고 다닌다고 심각하게 얘기해서 확인해 봤더니, K씨가 (안 전 후보에 대한) 사적 감정이 커서 그런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 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K씨의 사퇴는 우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자칫 문재인 정권의 정치보복으로 비춰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다.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시체육회 가지고 선거에 활용하거나 선거 이후에 체육회 인사 문제를 이야기한 적도 없다”며 “대선 때도 K씨 문제를 알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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