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주택 화재 일가족 4명 숨져

양양 주택 화재 일가족 4명 숨져

강원 양양군의 한 주택에서 불이나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속초경찰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9시 41분쯤 양양군 박모(38ㆍ여)씨의 집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1시간 20여 분만에 가까스로 불길을 잡았으나, 이 사고로 박씨와 큰아들 이모(13)군, 딸(9), 막내 아들이 숨졌다. 화재 당시 1층은 비어 있었고 도로변까지 유리파편이 날아가는 등 폭발력이 컸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박씨의 남편 이모(44)씨는 지난해 당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뇌병변장애 진단을 받아 횡성에 있는 어머니 집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가끔 강릉의 한 병원으로 통원 치료를 받으러 갈 때면 집에 들러 어린 자녀와 놀아주곤 했다”는 게 주위 사람들의 말이다. 불이 난 사고 당일 강릉 병원에 치료를 받기 전에 집에 들러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주고 돌아선 것이 이씨 가족의 마지막 만남이 되고 말았다.

박씨는 특히 지난해 5월부터 기초생활수급비와 부업을 통해 번 돈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가던 중 참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펑’ 소리가 나서 내다보니 400여m 가량 떨어진 이웃집에서 불길이 치솟았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30일 사고현장에 대한 정밀 감식을 벌였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