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조 시공사 “불씨, 1층 외벽 용접공정뿐” vs 용접업체 ”골조측, 추위 피하려 안에서 불 피워”
지난 26일 경북 포항제철초등학교 내 창의융합센터 신축현장에서 난 화재사건 발화원인을 두고 당시 시공업체간의 책임공방이 뜨겁다. 교육청으로부터 각각 골조작업과 용적작업을 수주 받아 화재현장 내ㆍ외부에서 작업하던 업체끼리 경찰의 정밀화재감식이 나오기도 전에 서로 상대 측 때문에 불이 났다고 주장해 귀추가 주목된다.
불이 나기 직전 현장에 골조공사를 맡은 A사 측 직원 8명은 건물 안에서 기계설치작업을, 외벽 벽체공사를 맡은 G사 측 직원 5명은 용접기로 벽체 부착에 필요한 철골지지대를 설치하고 있었다.
불이 나자 일각에선 용접불똥이 인화물질에 옮겨 붙어 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용접작업을 한 G사 측은 “용접작업을 했다고 우리가 불을 낸 것처럼 몰아가는데, 터무니없는 억지주장”이라며 “당시 화기사용이 금지된 공사장 안팎에선 춥다고 인부들이 곳곳에서 불을 지피고 있었고 주변에는 휘발성이 강한 시너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화재 당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펑’하는 폭발음에 놀라 뛰쳐나오기도 했다. 이날 포항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7도로 전날 영상 0.1도보다 크게 낮았다.
이에 대해 A사 측은 “용접 작업 외 당시 현장 어디에도 불과 관련된 작업이 없었다”며 “건물 1층에서 불이나 전체로 확산됐는데 1층에는 외벽에서 용접을 하던 직원뿐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불을 피운 사람도, 시너를 쓸 일도 없었으며 폭발음은 불씨가 우레탄폼이 담긴 통에 붙으면서 난 소리”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공기를 맞추려고 단계적으로 해야 할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다 화를 불렀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용접작업이 끝난 뒤 불이 붙기 쉬운 단열재를 시공해야 하지만, 이곳은 단열재 설치 후 용접을 했다. 지역 한 토목전문가는 “최초 발화요인은 조사해봐야겠지만, 시공사가 공기를 맞추려고 동시다발적으로 작업하다 불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3월 말 준공도 상당기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교육재단 관계자는 “전선 등 내부 시설도 많이 탔고 그을음과 냄새를 빼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화재 감식과 원인 조사가 늦어지면 복구와 마무리 작업도 늦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포항남부소방서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과 발화 지점은 조사를 더 해야 알 수 있다”며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경찰과 일정을 조율해 합동 감식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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