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KBS가 주최한 ‘어린이 말하기왕 선발대회’에서 대구삼육초등학교 5학년 정가희 학생이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정가희 어린이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피자 가게에서 종업원들이 손님들에게 “피자가 30% 할인되셔서 가격이 2만원이세요”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종업원들의 잘못된 높임말 사용을 주제로 100초 말하기를 하였다. 종업원들이 피자를 높여서 말하는 이유는 손님들에게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해 주어가 사물인데도 무조건 ‘-시-’를 붙여서 말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사물에도 ‘-시-’를 붙여서 말하게 되면 듣는 사람도 어색하고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에 “피자가 30% 할인돼서 가격이 2만원이에요”라고 바르게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가희 어린이의 말대로 가게의 종업원이 손님에게 공손해 보이기 위해 물건까지 높여서 말하곤 하는데, 이는 명백히 잘못된 높임법이다. 동사나 형용사에 붙는 선어말어미 ‘-시-’는 사물이 아닌 사람을 높일 때 쓰인다. 그래서 “커피 나오셨습니다” “그 가방은 품절되셨습니다” 등은 “커피 나왔습니다” “그 가방은 품절됐습니다” 등으로 고쳐 말해야 한다. 다만 상대방의 신체 부분과 성품, 심리, 소유물과 같이 상대방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대상을 높임으로써 상대방을 간접적으로 높이는 것은 가능하다. 예를 들어 “키가 크시네요” “걱정이 많으시죠?” “선생님, 넥타이가 멋있으시네요”처럼 ‘키’와 ‘걱정’, ‘넥타이’가 상대방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에는 ‘키’와 ‘걱정’, ‘넥타이’를 높여 말함으로써 상대방을 간접적으로 높일 수 있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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