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표향 기자

라제기 기자

강은영 기자

양승준 기자

조아름 기자

등록 : 2016.11.22 17:06
수정 : 2016.11.22 17:06

전지현 미모만 '열일'하는 ‘푸른 바다의 전설’

[까칠한 talk]

등록 : 2016.11.22 17:06
수정 : 2016.11.22 17:06

‘푸른 바다의 전설’은 전설 속 인어로 변신한 전지현을 아름다운 화면에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았으나 전체적인 완성도는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SBS 제공

화려한데 그리 빛나지 않는다. SBS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은 형용모순의 수식을 받을 만하다. 수치로만 보면 순조로운 출발이다. 지난 16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16.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성큼 앞서 나갔고 17일 2회에선 15.1%로 하향선을 그렸지만 여전히 무시 못할 시청률이다.

하지만 ‘푸른 바다의 전설’은 이 정도 수치로 만족할 만한 드라마가 아니다.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까지 신드롬을 일으킨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의 박지은 작가와 배우 전지현이 다시 만났고, 여기에 한류스타 이민호가 가세했다. 인간 세상에 발 디딘 인어(전지현)와 천재 사기꾼 허준재(이민호)의 유쾌하고도 슬픈 사랑을 수려한 화면에 담았다. 아쉽게도 ‘별그대’의 후광에 기댔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다에서 온 그대’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다. 한국일보 엔터테인먼트팀 기자들이 방영 초기부터 도마에 오른 이 드라마의 문제점을 이리저리 따져봤다.

낯선 인간 세상에서 좌충우돌하는 인어(전지현)의 모습이 엉뚱하고 발랄하다. SBS 제공

천재 사기꾼 허준재(이민호)는 기득권층만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의적’ 같은 인물이다. SBS 제공

양승준 기자(양)=“1, 2회는 전지현 그림책을 보는 듯했다. 푸른 바다 속을 유영하는 인어 전지현의 모습이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예쁜 화면에 비해 이야기가 너무 부실하다.”

강은영 기자(강)=“성별만 바꿔놓은 ‘별그대’ 아류작 같았다. 외계인을 인어로 바꾼 것에 불과한 자기복제라는 생각이 든다. 낯선 인간 세상에서 좌충우돌하는 인어의 엉뚱하고 천연덕스러운 면모도 ‘별그대’의 톱스타 천송이를 떠올리게 한다. 굳이 ‘별그대’가 아니어도 이런 캐릭터는 시간 이동 설정의 판타지 드라마에서 이미 많이 접하지 않았나. 결국 전지현 미모만 남는다. 전지현이 등장할 때는 형광등 백 개를 켜놓은 듯 제작진이 온갖 정성을 쏟은 티가 역력하다.”

김표향 기자(김)=“인어는 볼거리였지만 그럼에도 표현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시대에서 인어와 허준재 전생인 담령의 만남이 그려지는데, 화려한 비늘과 꼬리로 꾸민 인어의 모습이 시대 분위기와 잘 맞지 않았다. 그래서 신비스럽다기보다 기이하게 느껴졌다. 안 그래도 낯선 캐릭터인데 더더욱 편안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조아름 기자(조)=“인어야 판타지 캐릭터니까 그렇다손 치더라도 허준재 캐릭터가 너무 진부하다. ‘선한 사기꾼’이나 ‘사연 있는 악당’은 외화에서 많이 본 익숙한 캐릭터다. 그렇다고 현란한 사기 수법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라제기 기자(라)=“허준재가 검사로 변신해 사기를 치는 도입부 장면은 올해 초 개봉한 ‘검사외전’을 떠올리게 했다. 그 과정이 너무나 허술하다. ‘천재 사기꾼이니까 가능하다’는 식으로 치밀한 묘사 없이 넘어간다. 판타지가 재미를 주려면 이야기의 현실성이 더 조밀해야 한다. 배우 캐스팅과 스페인ㆍ팔라우 로케이션 촬영, 컴퓨터 그래픽(CG) 등을 보면 분명 제작비(220억원)를 많이 쓴 드라마다. 하지만 전체적인 만듦새는 얼렁뚱땅이다.”

양=“허준재가 스페인 경찰에게 최면을 걸어서 경찰서 구치소에 갇힌 인어를 빼내는 장면도 비현실적이고 터무니없다. 허준재를 뒤쫓아온 폭력배들이 총기를 꺼내든 장면도 마찬가지다. 박 작가가 굉장히 대본을 잘 쓴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 드라마는 이야기에 개연성이 너무 없다. 특유의 톡톡 튀는 대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도 느껴지지 않았다. ‘별그대’만 해도 외계인 도민준(김수현)이 시대에 따라 신분과 직업을 바꾸며 일상적인 삶에 발 붙이고 있기 때문에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 아닌가.”

라=“이야기의 황당함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을 감정이입시킬 수 있는 건 배우의 연기력이다. 인어는 현실에서 동떨어진 캐릭터이고 결국 허준재가 현실성 있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이민호의 연기가 아쉽다. 인어를 향한 동정심이 호감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에서의 감정 변화가 설득력이 없다.”

강=“허준재는 드라마 ‘상속자들’(SBS)과 ‘꽃보다 남자’(KBS)에서 이민호가 연기한 캐릭터들과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발전적이고 도전적인 연기 변신을 기대했는데, 이번 캐릭터는 그다지 미래지향적이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김=“전지현도 출산 후 복귀작이라 그런지 안전한 선택을 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인어 역할은 도전적일 수 있으나 연기는 딱히 도전적이지 않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도둑들’ 등에서 줄곧 봐온 캐릭터이고 이번에도 똑같은 매력을 되풀이하고 있다.”

조=“제작 관계자들이 국내 시청자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고려한 걸까 의심이 든다. 중국시장을 최우선으로 노렸기 때문에 한류스타 전지현과 이민호를 내세워 똑같은 흥행공식을 반복하는 것 아닌가.”

강=“만약 그렇다면 심각한 문제다. 해외에 팔기 위해 자기복제식의 아류작만 계속 양산한다면, 결과적으로 작가와 연출자, 배우의 창의력을 말살시키게 된다.”

김=“이 드라마의 엔딩이 기대되지 않는 것도 그래서다. 뻔하지 않겠나. 인어에게 두 다리가 생겼지만 언젠가 사람들에게 존재를 들킬 거다.”

라=“하지만 인어가 서울에 온 뒤 벌어질 에피소드는 궁금해진다. 전지현이라는 배우의 매력에 기반한 기대감이기도 하다. 십 수년간 반복됐어도 지겹지 않은 전지현만의 엉뚱함과 귀여움이 있다.”

조=“역시 배우의 힘을 무시할 수가 없다. 이야기는 부실해도 눈길이 쏠리긴 한다.”

인간 세상으로 나온 인어(왼쪽)는 사기꾼 허준재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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