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43만명에 불과한 몰타를 비롯한 세계의 소국들이 암호화폐 산업을 국가경쟁산업으로 키우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몰타, 지브롤터, 버뮤다, 리히텐슈타인과 같은 소국들이 암호화폐 회사들의 새로운 거점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암호화폐의 거래를 쉽게 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을 뿐만 아니라 감세 혜택까지 주며 스타트업 회사에 대한 유치 전쟁에 나서고 있다. 몰타의 경우 지난 4일 암호화폐 거래나 발급을 쉽게하는 내용의 법안 4개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앞서 버뮤다에서도 정부가 신속하게 가상화폐 사업장 승인을 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암호화폐의 투기성 등을 우려해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중국은 많은 시민이 비트코인 광풍에 빠져들자 암호화폐 거래를 전면 금지했고, 일본도 지난해 가장 큰 암호화폐 거래소 한 곳이 해킹 당하면서 올해 들어 몇몇 암호화폐 거래소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미래 산업’으로 불리던 블록체인 기술에 주요국가들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건, 이 사업이 불안정하고 이에 따라 신종 사기나 해킹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비트코인을 자금원 삼아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의 강력한 규제는 역설적으로 소국들에게는 다른 기회가 되고 있다. 암호화폐 사업을 통해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제성장의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어서다. 이는 과거 이들 국가들이 온라인 도박 사업에 적극적으로 문호를 열고, 조세 피난처 역할을 하며 해외 기업들을 자국으로 끌어들였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버뮤다는 정부가 직접 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섰는데 최근 암호 화폐 아이캐시의 창업자인 윌 맥도너우가 이곳에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NYT는 전했다. 아이캐시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토큰을 판매해 3,500만달러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일본 정부로부터 ‘면허 미등록 운영’으로 경고를 받은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넌스도 지난 3월 몰타에 새 사무소를 열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결정에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는 트위터에 “블록체인 기반 사업의 글로벌 선구자가 될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남우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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