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엄마가 된 배우 전지현(35)이 출산 9개월 만에 전설 속의 ‘인어’가 돼 돌아온다. 2014년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한류 붐을 합작했던 박지은 작가와 SBS 새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19일 첫 방송)에서 다시 만났다. 출산 후 첫 공식 행보다.
육지에 처음 발 디딘 인어는 심청이란 이름을 얻는다. 심청은 멘사 출신의 천재 사기꾼 허준재(이민호)를 만나 인간의 언어를 배우고 낯선 세상을 경험한다. 심청과 준재의 유쾌하고도 슬픈 로맨스도 예고돼 있다. 인어 캐릭터는 조선시대 설화집 ‘어우야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14일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전지현은 “박 작가와의 작업에 대한 기대가 컸고 처음 접하는 인어 캐릭터라서 설레고 흥분됐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또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박 작가와 호흡이 잘 맞아 자신감이 있었다”고도 말했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연기한 톱스타 천송이는 까칠하면서도 엉뚱한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다. ‘푸른 바다의 전설’에선 천송이의 그림자를 지워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지현은 “우리에겐 일상적인 모든 것들이 인어에겐 새롭게 다가온다”며 “매 순간 색다른 경험을 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세상을 받아들이는 모습들이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캐릭터의 차별화 지점을 짚었다. 인어라서 수중 촬영도 많았는데 “화면에 굉장히 신비로운 분위기로 담겼다”는 설명도 보탰다. 전지현은 “수영도 좋아하고 운동신경이 있는 편이라 몸으로 표현하는 연기엔 자신이 있었는데 이번에 인어 역을 하면서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혔다”며 “다시는 수중 촬영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연출은 SBS ‘닥터 이방인’(2014)과 ‘주군의 태양’(2013), ‘시티헌터’(2011), ‘찬란한 유산’(2009) 등 인기 드라마를 만든 진혁 PD가 맡았다. 진 PD는 “인어라는 소재가 일상의 당연한 일들이 사실은 부조리한 건 아닌가 생각하게 하는 지점들이 있다”며 “지금 이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고 연출 방향을 밝혔다.
진 PD는 인어와 사랑에 빠지는 사기꾼 준재에 대해 “사기를 당해도 어디다 하소연도 못하는 나쁜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이런 시국(최순실 게이트)이 벌어지기 전에 대본이 나왔는데 요즘 촬영하면서 현실과 겹치는 내용도 있어 언뜻언뜻 놀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쁜 사람들이 없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한다”며 “우리 드라마가 답답한 현실에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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