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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국 원전 수주 청신호, 정부가 후속 협상 뒷받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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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국 원전 수주 청신호, 정부가 후속 협상 뒷받침해야

입력
2017.12.07 18:4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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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의 정책 기조를 고수하는 가운데 한국전력이 영국 원전사업 인수전에 뛰어들어 정부차원의 총력전을 펼친 중국 업체를 물리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자인 뉴젠(NuGen)의 일본 도시바 지분 인수를 위한 절차다. 일단 배타적 협상을 시작하게 된 것은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을 의미하며, 탁월한 한국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원전이 박대를 받는 와중에 해외에서 원전의 활로를 찾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한전과 도시바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뉴젠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한다. 영국 원전 사업은 150억파운드(약 21조원) 규모로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차세대 원자로 3기를 2030년께 완공하고 이후 35년간 전력을 판매하는 것이다. 물론 건설업계의 낙수효과도 기대된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에는 국내업체들이 시공사로 참여한 바 있다.

하지만 최종 수주에 성공하기까지 협상과정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더욱이 뉴젠 지분 인수에 당장 5,000억원 가까이 필요하고 착공까지만 5년이 소요된다. 또 일단 원전을 지은 뒤 전기를 판매해 건설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라 최악의 경우 손실을 볼 각오도 해야 한다. 특히 전력판매 단가가 적절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라 영국 정부와 전력단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야 한다.

이번 인수전에서는 해외 원전수출 경험이 효력을 발휘했다. 중국은 파키스탄에 소형 원전을 건설한 경험밖에 없지만, 우리는 UAE에서 대규모 원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영향을 미쳤다. 우리는 2009년 UAE와 186억달러(21조원) 규모의 APR 1400 원전 4기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APR 1400은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3세대 원전으로 설계수명은 60년, 규모 7.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가 적용됐다. 영국 원전수출 후보 역시 APR 1400의 유럽형 모델이 유력하다.

영국 원전사업 인수에 성공할 경우 UAE 프로젝트와 함께 우리 원전기술은 유럽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원전 독자모델을 수출한 국가는 우리를 비롯, 6개국에 불과하고 건설기술과 단가경쟁력 안정성 측면에서 중국 러시아 등을 앞서고 있다. 세계 원전시장은 향후 30년간 600조원에 달한다. 이 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이나, 정부가 딴지나 걸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원전업계의 바람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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