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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 필리버스터, 집중력 떨어지는 野…피켓 시위로 맞불 놓는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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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 필리버스터, 집중력 떨어지는 野…피켓 시위로 맞불 놓는 與

입력
2016.0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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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테러방지법 처리를 둘러싼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사흘째를 맞은 25일, 국회는 본회의장 안과 밖이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었다. 야권은 이날도 토론자를 연이어 본회의장 단상에 올려 테러방지법의 부당함을 비판했고,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본회의장 밖에서 ‘국회 마비’라고 비판하는 피켓 시위로 대국민 여론전에 나섰다.

야권에선 전날 밤 10시20분쯤 박원석 정의당 의원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더민주 유승희ㆍ최민희 의원이 각각 5시간20분 동안 발언을 한 데 이어 오전에는 김제남 정의당 의원이 7시간여 동안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이후 신경민 더민주 의원은 오후 4시부터 5시간 동안 토론을 진행했다. 신 의원은 필리버스터를 ‘후진적 정치행위’라며 시위하고 있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새누리당의 지난 19대 총선 공약집 중 52페이지에 적힌 “필리버스터를 도입하겠다”는 부분을 제시하며 “자기들 약속을 자기들이 틀렸다고 시위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다음 순서로 오후9시쯤 본회의장에 등장한 강기정 더민주 의원은 눈물을 보이며 한동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추진되면서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될 위기에 처한 강 의원은 발언 초반 “3선으로 의정 활동을 하던 중 벌금형을 받았던 기억도 난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보였다. 이에 같은 당 전순옥 의원이 직접 손수건을 전했고, 강 의원은 마음을 추스르고 준비된 발언을 차분히 이어갔다.

발언은 끊어지지 않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전날과 온도 차이가 있었다. 첫 주자였던 더민주 김광진ㆍ은수미 의원과 정의당 박원석 의원의 퇴장 때는 동료 의원들이 몰려와 부축을 하고 포옹을 하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이날은 특별한 반응이 없었다. 오히려 더민주의 다른 의원들은 필리버스터보다 당의 2차 공천배제 명단에 더 신경을 쓰며 본회의장을 바쁘게 오갔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당내에서 ‘선거구 획정안 처리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며 “발언이 예정된 의원들도 기록을 깨거나 강한 메시지를 보이겠다는 의지는 줄어든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같은 시간 새누리당은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 시위에 돌입하고 특별 기자회견을 여는 등 무제한 토론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연일 흥행하는 야당의 필리버스터에 대한 ‘맞불 여론전’인 셈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본회의장 앞으로 이동, ‘국회 마비 40시간째’ ‘테러방지법도 못 만드는 국회’라는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야당을 비판했다. 1시간씩 순번을 짜서 돌아가는 새누리당의 시위는 이날 오전 7시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또 지도부의 피켓 시위 직후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테러방지법 처리를 저지하는 야당을 규탄했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은)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국정원이 전 국민의 휴대폰과 계좌를 이 잡듯 뒤져볼 수 있을 것이라는 괴담까지 유포하고 있는데 통신감청, 금융거래정보 확인은 사법부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인권침해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는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본회의장이 더민주 예비후보들의 얼굴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며“국민 목숨을 담보로 한 희대의 선거운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재호기자 next0808@hankookilbo.com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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