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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도 암이다] 갑상선암 ‘재발’, 혈액검사로 알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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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도 암이다] 갑상선암 ‘재발’, 혈액검사로 알려면

입력
2017.07.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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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재발인가요?” 환자와 가족들 모두 걱정스런 낯빛이었다. 진료실 안은 긴장감이 돌았다. 갑상선암 수술 후 한 차례 재발을 경험한 환자로 진료실에서 드물지 않게 보이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갑상선암은 대체로 진행이 느려 ‘거북이 암’, 혹은 예후가 좋고 생존율이 높아 ‘착한 암’이라고 불리지만, 수술 받은 환자의 5~15%는 재발하게 된다. 재발률이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갑상선암 재발로 고통을 겪는 환자를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환자에게는 확률이 아니라 ‘재발이냐? 아니냐?’라는 둘 중 하나의 문제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또 재발한 갑상선암은 처음 진단 때보다 치료가 어려울 수 있고 재발 진단이 늦어지면 완치하기 어려울 수 있다. 수술 후에도 재발평가를 위한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갑상선암 재발검사에는 일반적으로 혈액검사와 목 부위 초음파 검사가 가장 흔히 시행되며, 핵의학 전신스캔검사가 필요하기도 하다. 초음파는 수술 부위 재발,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확인할 수 있다.

혈액검사는 갑상선암의 중요 표지자인 갑상선글로불린이라는 단백질 수치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갑상선글로불린은 체내 갑상선조직에서만 생산되므로, 혈액 내 이 수치가 늘면 갑상선암 재발을 예상할 수 있다. 수치가 애매하면 갑상선자극호르몬을 높인 상태에서 갑상선글로불린을 다시 측정하면 재발여부를 더 정확히 추정할 수 있다.

과거에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을 높이려고 갑상선기능저하 부작용을 감수하고 갑상선호르몬을 중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최근 재조합인간갑상선자극호르몬이 개발돼 갑상선호르몬 투여를 중지하지 않고 두 번 주사로 기능저하 부작용없이 정확한 검사가 가능해졌다.

특히 보험이 적용돼 경제 부담도 크지 않으면서 영상검사로 발견되지 않는 매우 작은 갑상선암 재발도 조기에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원격전이로 재발도 찾을 수 있는 전신스캔검사를 위해서도 혈액 내 높은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가 필수적이다. 이 역시 재조합인간갑상선자극호르몬 투여로 쉽게 검사할 수 있다.

환자 상태와 의료진 판단에 따라 재발검사 주기가 다를 수 있으나, 수술 후 1년 내 목 부위 초음파를 포함한 세심한 재발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혈액 내 갑상선글로불린 검사는 정확할 뿐만 아니라 편리하고 비용도 적어 더 자주 시행되는 편이다.

갑상선암 재발의 대부분이 수술 후 5년 이내 생긴다는 통계가 있어, 첫 5년 동안 재발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한국갑상선학회, 미국갑상선학회(ATA),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의 권고안에 따르면, 비록 개별 환자의 재발 위험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수술 후 초기에는 6~12개월 간격으로 혈액 내 갑상선글로불린 검사를 하고, 장기간 재발과 전이가 없으면 1~2년 간격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갑상선암도 다른 암처럼 재발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고, 난치성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수술 후 정기적으로 추적검사를 받으면 막연한 재발 불안감과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

안병철 경북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안병철 경북대병원 핵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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