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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프라스 "재신임 받아 모든 불만 잠재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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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프라스 "재신임 받아 모든 불만 잠재우겠다"

입력
2015.08.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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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구제금융 조건으로 긴축 수용

집권당 분열과 국민 반발 등 내달 20일 총선으로 정면돌파

치프라스 지지율 하락 추세지만 지난달까지 61%로 승리 가능성 커

알렉시스 치프라스(왼쪽) 그리스 총리가 20일 아테네에서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과 만나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아테네=로이터 연합뉴스
알렉시스 치프라스(왼쪽) 그리스 총리가 20일 아테네에서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과 만나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아테네=로이터 연합뉴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20일 ‘사퇴를 통한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국제채권단이 3차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제시한 긴축정책을 수용하면서 지지율 하락과 집권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분열과 반발이 이어지자 조기 총선에서 재신임을 받아 자신에 대한 모든 불만을 한번에 잠재우겠다고 나선 것이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국영방송 ERT를 통해 생중계된 연설에서 “그리스 국민에게서 받은 자신의 권한이 이제 한계에 달했다”면서 “이제는 국민이 다시 한번 결정해야 할 순간”이라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어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관영 ANA 통신은 “치프라스 총리가 대통령에게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면서 “총선은 9월 20일에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치프라스 총리의 퇴진으로 시리자 정부가 물러남에 따라 총선을 통한 차기 내각이 구성되기 전까지 과도 정부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사퇴 이유로 “지난 1월25일 실시된 총선에서 승리할 때 국민들이 저에게 기대했던 것들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총선 당시 그는 긴축정책 철폐의 대표적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여론의 지지를 얻어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에 유로재정안정화기구(ESM)을 통해 3년간 860억유로를 지원하는 3차 구제금융안에 합의하면서 그 대가로 국제채권단이 요구한 정부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 등 가혹한 긴축정책을 받아들이면서 국민들과 시리자 내부에서조차 분노와 허탈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그리스 의회가 지난 13일 실시한 3차 구제금융안 통과를 위한 표결에서도 시리자 의원 149명중 43명(반대 32명, 기권 11명)이 반대를 표명하면서 탈당을 예고했고, 시리자 내 급진파인 좌파연대를 이끈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전 에너지부 장관은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과 함께 총선에 출마해 치프라스 총리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리자의 분열이 가속화되면서 연정 붕괴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치프라스 총리의 사퇴를 통한 조기총선 요청은 이런 반발을 한꺼번에 잠재우기 위한 치밀한 정치적 노림수라는 분석이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ESM에서 받은 첫 분할금으로 상환 기일이 도래한 유럽중앙은행(ECB)에 34억유로를 갚으며 파산을 면했는데, 치프라스 총리가 같은 날 전격 사퇴를 밝힌 것은 자신이 비판을 받고 있긴 하지만 그리스를 경제위기에서 구해냈다는 점을 대내외에 부각시키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치프라스 총리의 지지율이 하락 추세이긴 하지만 지난달까지 61%에 이르는 등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기 총선을 실시할 경우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또 치프라스 총리의 시리자 정부 말고는 사실상 그리스가 직면한 난국을 타개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치프라스 총리의 사퇴는 총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치프라스 총리가 총선에서 재신임을 받는다면 급진좌파 등을 제외하고 자신만의 강력한 지지 내각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향후 그리스를 이끌어갈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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