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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스캔들에 야유 무서워… 거리 유세 못하는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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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스캔들에 야유 무서워… 거리 유세 못하는 아베

입력
2017.06.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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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도의회 선거 실내 유세만

고이케 유리코(왼쪽) 도쿄도지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달 2일 도쿄도의회 선거를 앞두고 26일 도쿄 도내에서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고이케 유리코(왼쪽) 도쿄도지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달 2일 도쿄도의회 선거를 앞두고 26일 도쿄 도내에서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내달 2일 일본 도쿄도(東京都)의회 선거를 앞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자민당과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지사 측 신당의 정면승부로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정작 아베 총리는 지원유세 활동을 주저하고 있다. 뒤늦게 유세장에 나왔지만 거리연설이 아닌 실내 유세장이어서 “사학 스캔들에 따른 여론악화로 야유가 터져 나오는 상황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이 압승했던 2013년 도쿄도의회 선거에선 20곳 이상 지원유세를 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되도록 직접 유권자를 만나는 자리를 만들지 않고 있다. 공식선거전이 시작된지 사흘이 지난 26일에야 첫 지원유세에 나섰을 정도다. 유권자의 시선을 끌 ‘대목’인 24~25일 주말을 건너뛴 것이다.

더욱이 유세장은 유권자들이 몰리는 거리가 아니라 자민당 당원들이 많은 도쿄 분쿄(文京)구의 초등학교 체육관이었다.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청중의 반응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여권 관계자는 “자민당에 대한 야유가 많은 거리연설은 하기 어렵다. 그래도 ‘총리가 도망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할 필요가 있었다”고 내부사정을 설명했다.

총리 주변에선 “아베 총리가 지방의회선거에 가세해 승패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아베 총리의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加計)학원 특혜의혹이 파문을 일으킨 뒤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총리에게 야유가 쏟아지는 상황은 모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마지못해 실내집회에서 지지자 결속을 호소하는 형태를 택한 셈이다.

당초 아베 총리는 반(反)아베 기치를 내건 고이케 지사 측 ‘도민퍼스트회’가 자민당을 위협하자 “어디까지나 지방선거다. 도민이 직면한 과제에 대해 논의가 행해질 것”이라며 선거의미를 축소한 바 있다. 그러나 판세가 더욱 불리해지는 데 위기감을 느껴 지지층 결속에 나선 것이다.

야권은 일제히 아베 총리의 태도를 공격포인트로 삼기 시작했다. 민진당 렌호(蓮舫) 대표는 “도망치고 있는 총리의 자세를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고,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은 “총리는 한번도 거리에서 도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지 않았다. 부끄러워서 여러분 앞에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선거지원이 절박한 상황에서 추후 책임론부터 피하려는 아베 총리의 태도에 자민당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온다는 후문이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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