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실패가 촛불에 영향 줬나”에
柳 “그렇지 않다고 생각” 답변
“국가시스템 안정적 운영” 강조도
“촛불집회가 단지 이번 스캔들(최순실 게이트) 때문만이라고 보는지, 아니면 대통령이 취임 당시 내걸었던 경제개혁 등 공약의 표류와 가계부채 급증과 같은 경제 관련 불만이 쌓여 벌어진 것이라고 보는지 말해달라.”(미국 CBS라디오 기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등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 진땀을 뺐다. 정부 고위 인사의 외신기자 간담회는 최순실 게이트 이후 처음인 만큼 간담회에 참석한 외신기자 20여명의 궁금증은 경제 현안에만 그치지 않았다. 경제정책 실패가 촛불집회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유 부총리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경제정책과 관련한 불만은 국회 논의 과정 등에서 충분히 표출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하의 정부가 기존 정책을 유지하는 정도 역할에 머물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12년 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가 있었을 때 (고건)대통령 권한대행의 역할을 아마도 많이 참조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재벌과 청와대의 정경유착을 꼬집는 질문도 나왔다.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기업이 거절하기 어려운 게 한국 현실’(6일 허창수 GS그룹 회장 발언)이라는데 정경유착 근절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유 부총리는 “제가 답할 일이 아니다”라며 “정경유착은 이제 정말 없어져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고만 답했다. 또 외압을 받은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도왔다는 의혹에는 “(합병 과정에서)무슨 잘못이 있었다면 수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한국의 정치ㆍ경제를 포함한 모든 국가시스템은 종전과 다름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경제 분야는 경제부총리가 컨트롤타워가 되어 관계 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일 경제 5단체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신입직원 채용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내년 투자계획도 조속히 마련해 집행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