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탄핵 후 혼란기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 공공기관장 등과 잇단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 장관은 11일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주요 공공기관장 회의 후 “정부도 기업의 노력에 부응할 것”이라며 “4대 그룹 경영진과 만나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이후 취해지는 경제조치와 관련해 정부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조만간 중국 진출 규모가 큰 주요 기업 및 업종 대표와도 자리를 마련해 사드 배치 이후 상황을 다시 한 번 점검할 계획이다.
주 장관은 탄핵 직후인 지난 10일 오후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부회장과 만났다. 최근 현안에 대한 기업의 동향을 살피고 앞으로의 대응방안도 논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통상문제를 해결하고자) 중국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과 이야기 중”이라며 “정부도 철저하게 대응하고 수출, 투자 지원 대책도 차질 없이 해나갈 것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주 장관은 “최근 혼란한 정국에도 흔들림 없는 경영 활동을 당부했다”며 “특히 수출, 투자, 일자리 창출을 차질 없게 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최동규 특허청장과 에너지·무역·산업 분야 16개 공공기관장이 참석했다. 회의는 대통령 탄핵에도 흔들림 없이 업무를 추진하면서 안정적인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를 주재한 주 장관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상황을 맞았다”며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국가적 위기를 맞아 국민도 한국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중차대한 시기에 무역, 산업, 에너지 등 실물경제를 관장하는 산업부와 양청(중기청·특허청), 공공기관이 비장한 각오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면서 “민생의 최접점에 있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게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주 장관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혼란기를 틈타 북한이 추가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큰 만큼 석유, 가스, 전력 등 국가기간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적극적으로 대비해달라”며 “어떤 상황에도 국민의 생업과 기업 활동은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 장관은 “경제는 심리와 흐름이 중요하다”며 “한번 모멘텀 놓치면 정상궤도 돌려놓기 쉽지 않으니 국민과 기업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데 역량을 결집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앞으로 두 달간 진행될 대선 정국에서 공공기관 임직원은 철저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각 기관장은 엄중한 시기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게 기강을 확립해달라”고도 당부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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