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새누리 죽어야 보수가 산다”
서청원ㆍ최경환 등 친박 2선 후퇴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29일 정식으로 출범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재적위원 759명 중 과반인 467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비대위원장 선출안을 추인했다. 인 위원장은 수락 연설에서 “새누리당이 죽어야 보수가 산다”면서 “보수가 바로 서야 대한민국이 새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어 “모든 개혁의 시작은 먼저 과정의 잘못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이에 대해 책임지는 것으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전국위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통령이 탄핵 당했는데 소속 의원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소속 의원 99명에게 국회의원 배지를 당에 반납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간담회에 배석한 이현재 정책위의장과 박맹우 사무총장,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이 양복 깃에 달려 있던 금배지를 뗐다. 인 위원장은 또 “국민들께 용서를 구하라”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말라”고 막말 금지를 주문했다. 그는 친박계 인적 청산에 대해서는 “30일 일찍 현충원을 참배하고 자세한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당 수석대변인에 김명연 의원, 대변인에 김성원 의원,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 신동우 전 의원을 임명했다.
친박계 핵심들은 인 위원장 체제 출범에 맞춰 일단 2선으로 빠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인적 청산 ‘칼날’을 피하기 위해 몸을 바짝 낮춘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치 2선으로 물러나 국회 공식일정을 제외하고는 지역에 머물면서 백의종군 하겠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이어 “‘낙동강 전선’을 오가며 새누리당을 아껴주셨던 분들을 만나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사죄하면서 용서를 비는 시간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서청원 전 최고위원도 이날 전국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 2선 후퇴와 백의종군하겠다고 했으니 많은 고뇌를 하고 있다”며 “인 목사는 개혁의 아이콘이 될 것이다. 잘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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