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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새 역사 쓴 아델이 트로피 쪼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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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새 역사 쓴 아델이 트로피 쪼갠 이유

입력
2017.02.1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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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디바' 아델이 12일 오후(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59회 그래미 어워즈(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 상 등 본상 3부문을 휩쓸었다. 아델 SNS
'영국 디바' 아델이 12일 오후(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59회 그래미 어워즈(그래미)에서 '올해의 앨범' 상 등 본상 3부문을 휩쓸었다. 아델 SNS

‘영국의 디바’ 아델이 ‘미국 팝스타’ 비욘세를 제치고 60년 전통의 미국 유명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그래미)의 역사를 새로 썼다.

아델은 12일 오후(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제59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지난해 발표한 3집 ‘25’로 시상식 3대 본상인 ‘올해의 앨범’(대상)과 ‘올해의 노래’(‘헬로’로 수상), ‘올해의 레코드’를 수상했다. 아델은 2011년 낸 2집 ‘21’로 5년 전 열린 시상식에서도 3대 본상을 휩쓸었다. 두 장의 앨범이 연속해서 그래미 3대 본상을 가져가기는 아델이 사상 최초다. 아델은 이날 시상식에서 ‘베스트 팝 솔로 퍼포먼스’와 ‘베스트 팝 보컬 앨범’ 상도 받아 5관왕을 기록하며 최다 수상의 기쁨도 누렸다. 아델은 “제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인데, 상으로 축하해줘 감사하다”는 수상 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흘렸다.

“비욘세가 앨범상 받아야” 트로피 쪼갠 아델

아델이 3대 본상을 휩쓸면서 흑인 힙합 음악 장르에 유독 인색한 그래미의 성향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아델과 함께 3대 본상 후보에 올라 치열한 경합을 예고했던 비욘세가 본상을 하나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비욘세는 지난해 낸 6집 ‘레모네이드’에 흑인과 여성 등 소수자 인권 보호의 메시지를 담고, 전자음악과 힙합을 버무려 음악적으로도 진화했다는 평단의 극찬을 받았으나, ‘베스트 어반 컨템퍼러리’와 ‘베스트뮤직비디오’ 상을 받는 데 그쳐야 했다. 아델도 이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델은 ‘올해의 앨범’ 수상자로 호명된 뒤 받은 트로피를 반 토막 내 충격을 줬다. 아델은 “이 상을 받을 수 없다”며 “‘올해의 앨범’ 수상자는 (미국 가수)비욘세”라고 외쳤다. 아델은 시상식이 끝난 뒤 “비욘세와 트로피를 나누기 위해 트로피를 부러뜨렸다”고 밝혔다.

그래미는 흑인 음악에 대한 차별로 시상식 전부터 몸살을 앓았다. 리듬 앤 블루스(R&B) 스타 프랭크 오션이 “그래미는 젊은 흑인 아티스트를 대변하지 못한다”며 이번 시상식을 보이콧한 뒤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와 드레이크 등이 잇따라 시상식 불참을 선언해 잡음이 일었다.

LPㆍCD 안 낸 가수에 상도

흑인보다 백인 심사위원이 많은 그래미가 보수성으로 또 다시 비판을 받았지만, 올해엔 작은 변화도 있었다. 그래미는 앨범 ‘컬러링 북’을 LP와 CD로 내지 않고 디지털 음원으로만 공개한 래퍼 챈스 더 래퍼에게 ‘올해의 신인’과 ‘베스트 랩 앨범’ ‘베스트 랩 포퍼먼스’ 부문에서 3개의 트로피를 수여해 놀라움을 줬다. CD와 LP를 내지 않고 그래미에서 상을 받은 음악인은 챈스 더 래퍼가 처음이다. 김상화 음악평론가는 “그래미 심사위원단인 레코딩 아카데미가 온라인 유통으로 축이 옮겨진 음반시장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좋아하는 래퍼로 꼽은 챈스 더 래퍼는 “독립이라는 것은 혼자가 아니라 자유를 향해 함께 나가는 것”이라며 사회적 소수자의 연대를 촉구하는 듯한 수상 소감을 남겼다. 지난해 1월 세상을 떠난 영국 가수 데이비드 보위는 유작 앨범 ‘블랙스타’로 ‘베스트 록 송’ 등 5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모성 강조한 만삭의 비욘세ㆍ’트럼프 패션’ 눈길

톱스타들이 모인 만큼 시상식 무대는 화려했다. 쌍둥이를 임신한 비욘세는 만삭의 배를 드러낸 채 ‘모성’을 주제로 신비롭고도 성스러운 무대를 꾸려 주목 받았다. 어머니와 딸과 함께 무대에 서 ‘어머니의 사랑’을 보여주고, 영상을 통해 여성의 연대를 강조했다. 생방송에 따른 방송 사고도 잦았다. 아델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가수 조지 마이클을 추모하는 무대에서 그의 히트곡 ‘패스트 러브’를 부르다 자기 노래가 마음에 안 들자 욕을 해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파격적인 수상 퍼포먼스도 나왔다. 록 듀오 트웬티원파일럿츠는 ‘베스트 팝 듀오그룹ㆍ퍼포먼스’ 수상자로 호명되자 갑자기 바지를 벗고 속옷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뒤 수상 소감을 밝혀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시상식 밖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련 패션이 눈길을 끌었다. 가수 조이 빌라는 트럼프의 선거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의 ‘Make America Great Again’이란 문구와 트럼프 이름이 적힌 드레스를, 밴드 하일리 서스펙트 멤버인 조니 스티븐스는 등에 탄핵이란 뜻인 ‘Impeach’가 쓰인 재킷을 입고 나와 정치적인 대립 각을 세웠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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