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브라질의 항구 도시 리우에서는 올림픽 경기가 한창이다. 그런데 간혹 언론에서 이번 대회를 ‘리우’ 올림픽이 아니라 ‘히우’ 올림픽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히우(리우)’와 같이 병기하기도 한다.
둘 가운데 올바른 명칭은 ‘리우’이다. Rio de Janeiro의 외래어 표기는 ‘리우데자네이루’이고, ‘리우’는 그 준말이다.
그런데 왜 일부 언론은 ‘히우’로 적는 것일까? 포르투갈어의 ‘r’는 소리의 위치에 따라 ‘ㅎ’과 ‘ㄹ’로 구별하여 적는데, 어두에서는 ‘ㅎ’으로 적는다. 따라서 원칙에 따르면 Rio는 ‘히우’로 표기하는 것이 맞고, 그 정식 명칭은 ‘히우지자네이루’가 된다. 실제로 브라질의 또 다른 항구 도시 Rio Grande는 ‘히우그란지’로 적는다.
그런데도 문제의 도시 이름을 ‘리우데자네이루’로 정한 것은 관용을 존중해서이다. 포르투갈어의 표기법은 2005년에 만들어졌는데, 그 이전에는 어두의 ‘r’도 ‘ㄹ’로 적었다. 따라서 해당 도시도 ‘리오데자네이로’ ‘리우데자네이루’로 불렸는데, 이 익숙한 이름을 갑자기 ‘히우지자네이루’로 바꾸면 거부감이 들 수 있다. 이런 까닭에 관용에 따라 ‘리우데자네이루’로 정한 것이다.
다만, 관용에 따른다면 세대에 따라서는 영어식의 ‘리오데자네이로’가 더 친숙할지 모른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거의 예외 없이 이 이름이 쓰였다. 이를 ‘리우데자네이루’로 정한 것은 1986년 교과서 등 편수 자료를 비롯한 여러 공식 자료에서 ‘리우데자네이루’가 주로 쓰이는 데 따른 것이다. 결과적으로 복잡한 사연을 지닌 이름이지만, 한번 정한 대로 죽 이어서 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리우’ 올림픽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허철구 창원대 국어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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