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형 기자

등록 : 2018.07.12 18:00
수정 : 2018.07.12 19:12

20년 전 4강 신화 넘은 ‘수케르 키즈’

등록 : 2018.07.12 18:00
수정 : 2018.07.12 19:12

4강서 주최국 프랑스에 졌지만

독일·네덜란드 등 격파한 ‘전설’

모드리치·만주키치 등에 영향

크로아티아 루카 모드리치가 12일 러시아월드컵 4강 잉글랜드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아드리아해 연안에 자리한 크로아티아는 인구 400만명에 불과하지만 빼어난 축구실력으로 ‘발칸의 브라질’이란 평가를 받아왔다.대한민국의 2002년처럼 크로아티아 국민들의 기억 속 절정의 시점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이다.

당시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 G조 2위(2승 1패ㆍ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자메이카, 일본)로 16강에 오른 뒤 루마니아를 페널티킥(1-0)으로 힘겹게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당시 크로아티아는 레알 마드리드의 주전 공격수 다보르 수케르를 필두로, 세계적인 미드필더 즈보니미르 보반, 알로사 아사노비치 등 황금 미드필드진을 갖추고 있었다. 크로아티아는 8강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맞았지만 예상을 뒤엎고 3-0으로 완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4강에서 만난 프랑스에 1-2로 역전패했다. 2골을 넣으며 ‘인생 경기’를 펼친 프랑스 수비수 릴리앙 튀랑을 막지 못했다. 수케르는 경기 막판까지 필사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파비앵 바르테즈의 놀라운 펀칭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수케르는 3,4위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대회 골든 부트(최다 득점 6골)와 실버볼(골든볼은 호나우두)을 수상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크로아티아의 전설이 된 수케르는 현재 고국 축구협회의 수장이다.

다보르 수케르 크로아티아축구협회장이 12일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크로아티아-잉글랜드전에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크로아티아는 러시아월드컵에서 더 높은 곳에 올라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수케르를 보며 꿈을 키워온 ‘축구 도사’ 루카 모드리치(33ㆍ레알 마드리드)가 앞장 섰다. 마리오 만주키치(32ㆍ유벤투스) 이반 라키티치(30ㆍ바르셀로나) 이반 페리시치(29) 등 막강 후배들까지 가세하면서 크로아티아를 월드컵 결승 무대까지 끌어 올렸다.

크로아티아는 이번 대회 토너먼트에서 덴마크, 러시아, 잉글랜드와 3연속 연장전을 치르면서도 지칠 줄 모르는 투혼을 보였다. 주장 모드리치는 특히 이번 대회 6경기에서 무려 604분을 뛰며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전ㆍ후반 90분인 축구 경기에서 경기당 100분 넘게 달린 셈이다. 수케르 크로아티아축구협회장은 ESPN 인터뷰에서 “모드리치는 경기장은 물론 라커룸에서도 훌륭한 일을 한다”면서 “그의 활약상을 모두가 인정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크로아티아는 오는 16일 0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20년을 별러온 월드컵 결전을 치른다. 이제는 4강이 아닌 결승 무대에서다. 즐라트코 다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인터뷰에서 “모든 크로아티아인은 튀랑에 2골을 내주고 패한 경기를 기억한다”면서 “하지만 20년 전 패배 설욕보다는 크로아티아만의 경기를 하는데 중점을 두겠다”라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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