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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이름의 스트레스여 안녕" 명절 대화법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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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이름의 스트레스여 안녕" 명절 대화법 5

입력
2015.09.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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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간 오가는 말에서 스트레스가 비롯되는 만큼,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 대화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간 오가는 말에서 스트레스가 비롯되는 만큼,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 대화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추석이 다가오면서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트위터코리아가 지난해 추석 연휴기간 트위터에 언급된 ‘추석 연관어’ 12만5,000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위 ‘즐거운’, 2위 ‘스트레스, 3위 ‘힘들다’였다. 명절이 괴로운 이들이 비단 ‘며느리’뿐은 아니라는 반증이다.

명절 스트레스는 가족간 오가는 말에서 비롯된다. “음식이 짜구나””연봉은 올랐니” “돈은 얼마나 모았니” “공부는 잘하고 있니” 등 ‘가족이니까’라며 무심코 내뱉은 말은 생채기로 남기 일쑤다. 즐거운 명절을 위해선 서로의 입장을 헤아려야 할 터.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즐거운 대화를 하는 요령을 김미영 서울가정문제상담소장에게 물었다.

1. 며느리에겐 칭찬을

“아가, 고생이 많구나.” 시어머니의 칭찬은 며느리를 춤추게 한다.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고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바쁠 며느리의 수고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말을 하자. “아범은 회사 일에 힘들 텐데, 차례상 차리는 건 예전과 달리 편해졌다”며 아들과 며느리를 비교하는 건 금물이다. 김 소장은 "며느리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1순위는 성 불평등의 말”이라며 “세대와 삶의 방식 차이에서 오는 고부 갈등을 극복하려면 며느리도 아들처럼 한 집의 자녀로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 아내의 짐 덜어주기

“내가 도와줄 일은 없을까?” 남편의 진심 어린 태도는 아내의 피로를 녹인다. 명절 부부갈등의 원인은 대가족이 모이면서 가사노동량이 크게 증가하지만, 여성에게만 노동을 강요하는 상황에 있다. 가족간 역할을 분담하거나 당번제 등을 실시해 명절 노동의 짐을 나눠질 필요가 있다. 김 소장은 “맞벌이가 증가하고 사회가 발전되면서 남녀 역할 구분이 의미 없어진 지 오래”라며 “명절과 제사에서 남성이 우선되고, 여성에겐 희생이 강요되던 것은 옛 얘기인 만큼 성평등 명절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남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3. 해묵은 갈등 꺼내지 않기

가족이 모이면 갈등도 모이기 마련이다. 평소 부모 부양, 재산분할, 대소사에 대한 의견 충돌 등으로 불편한 감정을 참아오다가 명절을 계기로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감정이 폭발하는 일은 흔하다. 게다가 최근 명절 중 가족간 사소한 다툼이 강력범죄로 비화하는 경우가 많아 경찰은 이번 추석부터 ‘특별관리’를 예고하기도 했다(▶관련기사). 얼굴을 붉히는 ‘참사’를 막으려면, 묵은 갈등은 꺼내지 않는 것이 좋다. 김 소장은 “많은 사람이 모인 만큼 가족간 갈등 문제를 꺼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경우에 따라 갈등 당사자끼리 대화로 풀 수 있는 문제도 여러 사람의 간섭과 훈수가 더해져 오히려 사태 악화를 부를 수 있다”면서 “과거의 섭섭함을 토로하기 보다 ‘앞으로 이렇게 하면 더 좋겠다’며 발전적인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4. 잔소리 대신 덕담을

평소 관계가 소원했던 친척끼리 덕담을 나누고 싶을 때는 외모를 칭찬하자. “의젓해졌구나” “멋있어졌구나” “예뻐졌구나” “건강해 보인다” 등 외모를 칭찬하는 말은 ‘그 동안 잘 지냈구나’라는 칭찬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김 소장은 “오랜만에 만난 가족으로부터 ‘연봉은 얼마나 올랐니’ ‘아이는 언제 낳니’ ‘결혼은 언제 하니’ 등의 질문을 받으면 은밀한 사생활의 영역을 침범 당했다고 느끼게 된다”며 “관심이 지나치면 간섭이 되는데 심리적 통제 효과로 오히려 가족간 거리가 더 멀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5. 때로는 ‘모르는 척’이 답

가족이어서 감추고 싶은 비밀도 있는 법이다. 때로는 ‘무관심’이 답일 수 있다. 예컨대 취업 준비에 한창인 조카에게 “어느 곳에 지원했느냐”고 묻기 보다 “열심히 하는 모양인데 쉬어 가면서 하라”고 격려하거나, 불편한 대화 주제는 아예 꺼내지 않는 게 좋다. 김 소장은 “윗사람은 안타까운 마음에서 꺼낸 얘기가 오히려 ‘너 왜 아직도 취업 못하니? 너 참 못났다’는 비난의 말로 들려 아랫사람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며 “인생의 난관에 부딪힌 가족에게는 실패한 원인을 캐묻고 추궁하기 보다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현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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