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ㆍ수당 등 4000만원 챙겨
7년간 감쪽같이… 휴직하고 잠적
40대 항공사 승무원이 낳지도 않은 아이를 2명이나 출산했다며 거짓 출생신고를 하고 출산휴가와 4,000만원 가량의 각종 수당까지 챙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서류상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될 때까지 7년이나 주변을 감쪽같이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두 차례에 걸쳐 허위로 신생아 출생을 신고하고 휴직수당 등의 명목으로 수천 만원을 받은 뒤 잠적한 대형항공사 승무원 류모(40)씨를 쫓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신입생이 예비소집과 입학식에 불참한데다, 엄마조차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소재 파악을 의뢰한 것을 토대로 아동학대를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이 건강보험공단에 확인한 결과, 해당 신입생은 병원 및 약국 이용기록이 전혀 없었다. 더구나 엄마 류씨의 친척들은 류씨가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황당해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10년 전 결혼한 뒤 아이가 없던 류씨가 산부인과 출생증명서를 위조해 2010년,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구청에 출생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류씨는 이런 허위 신고를 근거로 출산휴가, 육아휴직으로 4년 가까이 쉬었고, 이 기간 회사 급여와 정부지원금 등 4,0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지난해에도 셋째를 임신했다며 휴직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경찰은 사기죄 및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지난해 11월 휴직한 뒤 잠적한 류씨 검거에 나섰다. 지난달 9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류씨의 전 남편(47)은 경찰에서 “출산 등록이 된 줄 몰랐다”며 “뒤늦게 사실을 알고 지난해 2월 이혼했다”고 진술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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