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의혹에 직접 설명
여야 영수회담 제안 가능성
탈당 선언은 안 할 듯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60)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4일 다시 한 번 대국민사과를 하고, 최씨와의 관계와 의혹들에 대해 직접 설명한다. 박 대통령은 또 자발적으로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3일 “박 대통령이 4일 오전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고 공개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본보 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다시 사과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내놓을 발언 내용과 수위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에게 긴급 영수회담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은 여야대표들을 만나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과 국정 정상화에 여야가 협조해 줄 것을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대국민담화의 초점은 진솔한 사과와 검찰 수사 수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다음 카드로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이 4일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할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청와대는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에게 대통령연설문을 비롯한 청와대 자료가 유출됐다는 물증이 나온 직후인 지난달 25일 최씨의 국정개입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거짓ㆍ축소 해명 논란과 국정쇄신 거부로 정국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이후 최씨의 국정 농단 증거들이 쏟아져 나오고 2일 여야와 협의 없이 김 후보자를 지명한 불통 개각으로 야당에게 탄핵과 하야를 위협 받는 상황에 몰리자 열흘 만에 다시 국민 앞에 서기로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이번에도 안이한 인식을 드러낸다면 그야말로 식물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최순실 게이트의 당사자인 만큼 직접 조사를 받으라는 여론을 수용해 수사를 자청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김현웅 법무부장관과 김병준 후보자 등이 이날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가능하다”고 밝힌 것은 청와대와 사전 조율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광옥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 사건을 확실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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