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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출연 가수 계속 늘어… "연기하는 곳에, 가수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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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출연 가수 계속 늘어… "연기하는 곳에, 가수가 있네"

입력
2002.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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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만한 배우가 없다”고 드라마 PD들은 푸념을 늘어놓곤 한다.이제 그들은 “쓸만한 가수가 많다”고 할지도 모른다. 연기를 겸업하는 가수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 신성우는 2000년 12월 6집 발표 후 음악활동은 뜸하다. 대신 MBC ‘위기의 남자’에서 무언의 연기만으로 황신혜의 마음을 홀리고 있다.

뮤지컬 ‘드라큐라’나 SBS 단막극 ‘러브스토리’의 ‘미스힙합 미스터록’에 출연할 때만 해도 가수로서 잠깐의 외도였으나, 이번에는 아예 겸업을 선언했다.

핑클의 성유리는 올 3월 발표한 4집 활동을 끝내기도 전에 SBS ‘나쁜 여자들’에 출연하면서 가수 활동과 연기를 병행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애교띤 콧소리를 내면서 약간은 맹한 순정파 역할을 하고 있다.

강타 유진(S.E.S) 김동완(신화)도 27일과 6월3일 2부작으로 방송될 SBS 오픈드라마 ‘남과 여’의 ‘해피 버스데이’편으로 정통연기에 도전한다.

핑클의 이진은 20일부터 MBC 시트콤 ‘뉴논스톱’에 새로운 기숙사 식구로 가세한다.

요즘 가수들에게 연기는 결코 낯선 분야가 아니다. 노래를 홍보하기 위해서 시트콤에 특별 출연하거나 쇼ㆍ오락프로그램에서 코믹 연기를 하는 경우는 다반사.

그렇게 가수로서 인기 정상에 오른다. 그러나 최근들어 가수 활동의 보조적 역할로서 연기에 머물지 않고, 연기자라는 타이틀을 덧붙이며 정면 도전을 하고 있다.

남편을 빼앗긴 주부의 마음을 흔들면서 스스로도 흔들려가는 섬세한 남성의 역할에 신성우의 외모는 일단 합격점. 하지만 대사 전달에서는 미숙하다.

신성우의 연기에 대해서 시청자들은 “입 안에서 대사를 웅얼웅얼할 때가 있다”(양희숙) “대사 전달만 잘 된다면 연기에도 승부를 걸어보아도 될 것 같다”(김현순)고 평가한다.

때문에 대사보다는 표정만으로 분위기를 전하는 장면이 많아지고 있다. 성유리도 투정 부리듯 하는 말투가 정통드라마치고는 어색하다.

신인연기자 성유리 이진 강타 유진 김동완의 최대 무기는 가수 활동을 통해 얻은 정상의 인기.

새로운 길에 도전하는데 인기만큼 든든한 배경은 없다. 드라마 제작진으로서는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어서 불투명한 흥행을 어느 정도 보장한다는 점에서 그들이 매력적이다.

‘나쁜 여자들’도 인터넷게시판에 오른 2만4,300여 의견(16일 오후 현재) 중 대부분이 성유리에 관한 것일 정도로 화제거리는 단연 성유리다.

가수의 연기자 겸업은 바야흐로 ‘만능엔터테이너’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

또한 가창력보다는 상품성으로 기획사에서 만들어진 댄스그룹의 생명이 짧은 데서도 비롯된다. HOT S.E.S 핑클 신화는 가수로서는 정상급이지만 가수로서 그 인기가 얼마나 이어질 지는 미지수.

결국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엔터테이너로서 꾸준히 새로운 인기를 찾아나서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야 한다.

‘해피 버스데이’를 연출하는 조남국 PD는 “앨범 활동 사이에 공백기가 보통 6개월 이상이라 그 동안 대중과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게 하려고 기획사측이 노력을 하게 된다”고 전한다.

강타 유진 김동완은 모두 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성유리와 이진은 DSM 소속. 모두 내로라하는 대형 기획사들이다.

조 PD는 “가수도 소속사도 연기 활동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풍부한 방송활동 경험이 있어서 카메라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연기에서 최고는 아니더라도 기본은 해낸다고 PD들은 평가한다.

그러나 역시 가수에서 시작했더라도 연기자로 인기를 보장해주는 것은 연기력.

‘나쁜 여자들’의 15일 방송분의 시청률은 10.5%(TNS미디어 집계)에 불과하다. 가수 출신이지만 충청도 사투리를 능란하게 구사하던 연기파 장나라가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41.4%까지 올렸던 시청률을 따라잡기는 크게 역부족이다.

‘나쁜 여자들’의 시청자 송주현씨는 “스타보다는 역시 연기력과 줄거리가 중요하다”고 한마디를 던진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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