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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지뢰매설 지역으로 도망갈까… 병력배치 빈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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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지뢰매설 지역으로 도망갈까… 병력배치 빈틈

입력
2014.06.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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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GOP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22) 병장이 23일 생포된 곳은 사고 지점에서 7㎞ 떨어진 야산이다. 임 병장은 전날에는 사고 지점에서 10km가량 떨어진 제진검문소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 군의 포위망을 뚫고 산악지역을 휘젓고 다닌 셈이다. 군 당국이 22일부터 9개 대대 3,500여명의 병력을 투입해 검거작전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임 병장이 어떻게 촘촘한 포위망을 뚫었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21일 오후 8시15분쯤 총기난사 후 무장 탈영한 임 병장은 이튿날 오후 2시23분 사고 장소에서 북동쪽으로 10㎞ 떨어진 강원 고성군 명파리 제전검문소 북쪽 야산에서 발견됐다. 부대를 벗어나 18시간 동안 산 능선을 타고 10㎞ 거리를 도주한 것이다. 임 병장이 내륙에서 해안 방향으로 이동한 것은 바다와 가까울수록 산의 높이가 점차 낮아져 움직이기가 용이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군 관계자는 “22사단 철책선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등 굴곡이 많아 여기서 근무했다면 도주하는데 체력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개월 뒤 전역을 앞두고 있어 해당 지역의 지리가 밝다고 해도 군의 감시망을 피해 10㎞나 도주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손전등조차 없이 잘 닦이지도 않은 산길을 밤에 10㎞나 이동하리라고는 군 당국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역으로 생각하면 군의 포위망이 그만큼 촘촘하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군 당국은 남쪽으로 향하는 도로 길목과 북쪽 철책선 경계는 강화했지만 정작 임 병장이 도주한 동쪽 산악지대에는 지뢰매설 지역이라는 이유로 많은 병력을 배치하지 않았다.

그러나 임 병장은 산에서 밤을 지새우며 10㎞를 이동했고, 결과적으로 군의 판단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신인균 대표는 “안전상의 문제 등으로 지뢰매설 지역에 포위망을 구축하는 건 쉽지 않다”면서도 “산 속 목진지 곳곳에 경계 병력을 배치했다면 좀 더 빨리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진지는 침투하는 적의 이동을 감시ㆍ차단하기 위해 주요 길목에 마련한 매복진지다.

일각에서는 임 병장이 22일 제진검문소 인근 야산에 출몰했을 때 제압할 수 있었는데도 군 당국이 머뭇거린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체포 작전이 진행된 곳은 미확인 지뢰가 매설된 지역이고, 야간에는 시야 확보가 어려워 작전을 펼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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