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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테러 공포 현실감 더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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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테러 공포 현실감 더해간다

입력
2014.09.2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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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극단세력 현지 조직원 이용, 호주·벨기에서 테러 계획 속속 적발

지난 18일 호주 경찰은 시드니, 브리즈번 등 대도시에서 무차별 살상 모의 혐의로 자국인 15명을 체포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풀려났지만 두 명은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 테러를 이라크ㆍ시리아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과격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호주 지역 간부 조직원이 지시한 것으로 당국이 보고 있다는 점이다.

IS,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들의 서구 테러가 현실감을 더해가고 있다. 호주, 벨기에 등에서는 IS 연계 조직의 테러 계획이 사전에 드러나 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직접 타깃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미국에서는 IS뿐 아니라 9ㆍ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 관련 조직의 테러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경보가 나왔다. 캐나다에서도 최근 자생 알카에다 조직의 정체가 밝혀졌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이들은 대도시에서 시민을 무차별로 납치해 참수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살해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그 자료를 IS 미디어센터로 보내 인터넷 등을 통해 전세계에 공개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IS는 납치한 미국인 기자 두 명과 영국인 구호단체원 한 명의 참수 동영상을 이미 공개했다. 호주는 IS와 전쟁을 선언한 미국의 국제연합전선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나라다.

호주 테러 계획은 IS에 가담한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호주 이민자가 붙잡힌 호주 조직원에게 전화로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체포 이틀 전 이 내용을 전화도청으로 파악한 호주 경찰은 900명의 경찰을 동원해 시드니, 브리즈번 인근의 여러 장소를 가택수색해 이들을 체포하고 무기도 압수했다. 구속된 두 명은 테러 공모와 불법무기 소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약 60명 정도가 IS와 알카에다 계열 시리아 반군인 알누스라전선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중 전투 중 숨진 사람도 15명이다. 이외에도 100명 가까운 호주인이 국내에서 자금 송금이나 조직원 모집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에서도 당국이 IS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 모의를 여러 차례 적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20일 보도했다. 시리아에 있다가 본국으로 돌아온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들과 IS 동조자들이 여러 차례 테러를 모의했고, 관계 당국이 이를 사전에 인지해 일부 관련자들을 체포했다는 것이다.

체포된 테러 모의자 중 최소 두 명은 네덜란드 헤이그 출신으로 지난달 초 터키에서 비행기를 타고 브뤼셀에 도착한 뒤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에서 돌아온 지하디스트로 추정되는 이들의 집 등을 수색한 끝에 경찰은 총과 방탄조끼, 지하디스트 관련 인쇄물 등을 찾아냈다. 이들의 테러 목표물 중 하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건물이었으며 특정 개인을 겨냥했다기보다 대량 살상을 목적으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도 나왔다.

미국에서는 9ㆍ11 테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의 측근이 이끄는 호라산(Khorasan) 그룹이 미국과 유럽에 IS보다 더 직접적인 위협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지난 18일 “국토에 대한 위협의 관점에서 호라산 그룹이 IS만큼 위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호라산 그룹이 미국과 국외에 있는 미국 시설물을 타격하는데 어느 이슬람 무장세력보다 열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시리아에 나타난 호라산 그룹은 알카에다 고위급인 무흐신 알파들리(33)가 이끄는 것으로 미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알파들리는 빈 라덴과 매우 가까웠던 인물로 9ㆍ11 테러를 사전에 알고 있던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쿠웨이트 출신인 알파들리는 시리아에 도착하기 전 이란에 살았고 그곳에서 9ㆍ11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란으로 넘어온 알카에다 그룹에 참여했다. 미 국무부는 2012년 그를 이란 알카에다 지도자로 확인한 뒤 체포를 위한 정보 제공에 포상금 700만달러를 내걸었다. 미국은 또 알파들리가 2002년 예멘 해안에서 발생한 프랑스 유조선 테러를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호라산 그룹은 중동과 남아시아, 북아프리카 출신의 알카에다 요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위장 폭발물 테러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시리아 알누스라전선의 분파라는 분석도 있으며, 일부 미 당국자들은 알누스라전선 역시 경계 대상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도심 폭탄 테러를 계획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이란 출신 캐나다인이 법정에서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는 일도 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10년 폭탄 테러 기도 혐의로 캐나다 연방경찰에 체포된 히바 알리자데(34)는 지난 17일 오타와 고등법원 재판에서 자신의 유죄를 인정해 “반역 혐의”로 24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날 처음으로 공개된 경찰의 법정 증거 기록에 따르면 알리자데는 이슬람 무장 투쟁을 내건 지하드 이념에 동조해 알카에다에 가입, 서약한 뒤 2009년 자신의 모국인 이란을 거쳐 아프가니스탄에 잠입했다. 그는 현지 탈레반이 운영하는 테러 훈련소에서 폭탄 제조법을 교육받고 사격 훈련 등을 이수한 뒤 캐나다로 귀국하면서 모바일 기기에 장착해 기폭 장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컴퓨터 기판 56개를 밀반입했다.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란의 테러 조직과 인터넷을 통해 연락을 유지하면서 오타와에서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동조자를 포섭하다 경찰 수사망에 걸렸다.

전직 미 고위 당국자는 “정부 통제를 벗어난 지역의 이점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IS나 알누스라전선과 직접 연계되지 않은 비공식 선전 조직을 이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세계 도처에서 극단주의 세력이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2001년 9·11테러 당시 항공기 자폭테러 공격을 받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중 하나는 연기를 토해 내고 다른 하나는 화염을 뱉어 내고 있다. 당시 참상을 듣고 본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문뜩 떠오르는 그날의 아수라장 기억에 몸서리치며 정신적 충격과 싸워야만 한다. 연합뉴스
2001년 9·11테러 당시 항공기 자폭테러 공격을 받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중 하나는 연기를 토해 내고 다른 하나는 화염을 뱉어 내고 있다. 당시 참상을 듣고 본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문뜩 떠오르는 그날의 아수라장 기억에 몸서리치며 정신적 충격과 싸워야만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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