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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ㆍ야ㆍ정 ‘3각 예산전쟁’ 3대 핵심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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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ㆍ야ㆍ정 ‘3각 예산전쟁’ 3대 핵심포인트는

입력
2016.10.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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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선 앞두고 양보 없을 듯

민주당ㆍ국민의당 “법인세율 상향”

여 반발... 대통령 거부권도 염두

누리과정엔 野 “중앙정부 부담”

정부 “특별회계로 충당” 맞서

김영란법 여파 ‘쪽지예산’도 논란

정부 거부에 여야 편법 쓸 수도

올해 예산안 심사는 여소야대 국회가 형성된 이후 처음 열리는 ‘예산 전쟁터’다. 정부ㆍ여당이 주도권을 쥐고 있던 지난해까지와는 달리, 올해 심사는 야권의 선제공격에 당정이 총력방어에 나서는 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와 정부가 가장 첨예하게 맞서는 지점은 법인세와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문제. 여기에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영향으로 쪽지예산(국회의원들이 정식 편성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역구 민원 예산을 동료의원이나 예산당국에 부탁하는 것) 관행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야권vs여당 법인세 전쟁

현재 여야정은 법인세 세율 인상을 두고 한치의 물러섬 없는 대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칫 법인세 때문에 전체 예산안 심사가 파행으로 흐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야권은 현재 최고세율 22%인 법인세율을 24%(국민의당) 또는 25%(더불어민주당)로 상향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23일 예산안 심사방안을 발표하며 “법인세율 인상 등을 통해 저출산ㆍ저성장에 대응할 재정지출의 재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세계 어느 나라도 법인세를 올리는 곳은 없다”며 세율 인상에 강하게 반대한다. “세율을 올리면 기업의 임금ㆍ투자 여력이 줄고, 세금이 물건값으로 전가되며, 국내 기업이 해외로 옮길 것”(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이라는 게 여당 반대논리의 핵심이다.

이런 법인세 갈등은 야당의 법인세법 개정안이 정기국회 막판 예산부수법안(여야 합의가 없어도 예산안과 함께 본회의에 자동 회부되는 법안)에 포함될 것인가에서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본회의에만 올라가면 통과 가능성이 커지지만, 여당은 예산부수법안 지정권을 가진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법인세를 부수법안에 포함하지 말 것을 요구 중이다. 새누리당은 야권이 단독으로 법인세법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거부권을 발동하거나 ▦야권 요구가 반영된 예산안 자체를 통과시키지 않는 초강수까지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치고 있다.

야권vs정부 누리과정 설전

누리과정 문제도 전체 예산전쟁의 판도를 좌우할 대척점이다. 문제의 핵심은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 부담으로 할 것인지(야권 요구), 아니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내국세의 20.27%)을 재원으로 한 특별회계로 충당할 것인지(정부 요구) 사이의 선택이다.

정부는 누리과정에 직접 돈을 대는 대신,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해 여기서 누리과정 예산을 의무 편성하도록 하는 ‘우회로’를 제시한 상태다. 지금까지는 각 교육청이 중앙정부로의 교부금 안에서 누리과정 사업비를 책정했지만, 앞으로 특별회계가 도입되면 누리과정이나 초등돌봄교실 등 국가정책 사업에만 예산을 써야 한다.

이에 대해 야권은 “지방교육청에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시키는 것은 대통령 공약 위반”이라며 정부가 직접 누리과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보건복지부 소관인 어린이집에 교육세를 지원하는 것은 교부금이나 교육세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방과후학교 사업까지 특별회계에 넣는 것은 교육감의 예산편성권과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반대했다. 국민의당 역시 “누리과정은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김동철 의원)는 입장이다.

국회vs정부 쪽지예산 신경전

법인세와 누리과정이 야권과 정부ㆍ여당 간 줄다리기라면, 쪽지예산 신경전은 국회와 정부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이다. 각종 현안마다 티격태격하는 여야가 이 문제에서만은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정치권은 국회의원의 예산 관여는 공익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이것이 청탁금지법상 부정청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예산당국인 기획재정부는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쪽지예산은 부정청탁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한 예산당국 관계자는 “쪽지예산은 부정청탁으로 보고 받지 않을 생각”이라며 “(국회에서) 부정청탁이 온다면 우리는 신고 의무(청탁금지법 제7조)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재부의 반대가 거세자, 정치권에선 대안으로 ‘인간쪽지’가 극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간쪽지는 예결위 예산소위에 위원을 고정하지 않고 의원들을 교대로 위원에 선임해, 가능한 한 여러 지역구의 민원을 예산에 반영하는 편법이다. 정식 공문은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기재부 예산실에 편성 요구 공문을 대거 보내는 ‘공문 폭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윤호중(가운데)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3일 국회에서 2017 예산안 심사방안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윤호중(가운데)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3일 국회에서 2017 예산안 심사방안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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