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합시다. 차렷, 경례.”
6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공천신청자 면접 심사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이한구 당 공천관리위원장과 공관위원들 앞에서 다른 후보들과 나란히 서 직접 경례 구호를 붙이며 인사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김 대표가 들어서자 일어서서 허리를 숙여 예의를 표시했지만 이 위원장은 앉아서 가볍게 목례하며 “어서 오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넸다. 김 대표가 예외 없는 ‘상향식’ 공천을 강조하면서 당 대표도 면접을 받는 진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15분쯤 부산 중ㆍ영도구에 공천을 신청한 다른 후보 4명과 나란히 면접을 봤다. 그는 ‘면접 준비를 많이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준비할 게 뭐 있나”라고 답하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면접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한 공관위원이 ‘1차 공천 발표가 상향식 공천 정신에 훼손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대표는 “빨리 여론조사 경선을 붙여서 공천을 주면 되지 왜 단수추천으로 하려고 하느냐”면서 “그러면 2, 3등 하는 후보들이 지지율은 낮겠지만 불복하고 탈당해서 출마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단수추천에 대해 “당 분열 아니냐”고까지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위원장이 ‘당원명부가 40%나 틀린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대표는 “일부 틀린 데도 있겠지만 그렇게 많이 틀리지 않았다. 특히 우리한테 필요한 책임당원 명부는 조사를 해보니 다 맞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면접을 본 최홍 예비후보는 “김 대표가 이 지역에선 당원 30%와 국민 70%가 아니라 100% 국민 여론조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에는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도 안병용 예비후보와 함께 경북 경산 지역구 공천 면접을 봤다. 최 의원은 취재진이 공관위의 단수추천에 대한 의견을 묻자 “저도 지금 수험생이다. 공관위 결정에 왈가왈부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최 의원은 면접에서 ‘친박 핵심으로 있으면서 계파를 따지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계파가 문제가 아니고, 가까운 사람끼리 (함께) 하다 보면 대화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면접장에서 나온 최 의원은 “당선되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토대로 정권을 재창출 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고 한 뒤 당사를 떴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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