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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혁명] 폐공장터에 애플 인공지능 R&D 센터 유치한 일본

입력
2017.01.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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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본사가 있는 미국 외 첫 연구개발 거점으로 마련한 일본 요코하마의 애플 연구개발(R&D) 센터 전경. 지난달 19일 찾은 R&D 센터는 막바지 준공 작업에 한창이었다. 요코하마=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애플이 본사가 있는 미국 외 첫 연구개발 거점으로 마련한 일본 요코하마의 애플 연구개발(R&D) 센터 전경. 지난달 19일 찾은 R&D 센터는 막바지 준공 작업에 한창이었다. 요코하마=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일본 도쿄역에서 25㎞ 정도 떨어진 요코하마시 고호쿠구 외곽에 다다르자 은은한 황토 빛의 고급스런 외관을 자랑하는 대형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준공 전이지만 유리벽 너머 1층 로비엔 익숙한 사과 아이콘이 보였다. 애플이 미국 외 지역엔 처음으로 마련한 해외 첫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R&D) 거점, 애플 요코하마 R&D 센터다.

연면적 2만5,000㎡ 4층 규모인 이 센터 부지의 원래 주인은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이었다. 파나소닉은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2012년 요코하마 공장 문을 닫게 됐다. ‘혁신’을 등한시했다는 평가를 받은 파나소닉이 떠난 자리에 들어선 애플 R&D 센터에 대해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는(CEO)는 “AI에 특화된 센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드웨어 제조에만 집착하던 기업의 씁쓸한 뒷모습과 AI를 내걸며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인 소프트웨어 절대강자의 상반된 운명이 교차하는 현장인 셈이다.

한때 일본 경제를 이끌었던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대형 전자기업들은 2012년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언론은 이를 “가전왕국의 몰락”으로 표현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AI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부흥에 나서겠다며 각종 정책들을 쏟아냈다. 애플 센터 유치에 성공한 것도 요코하마를 국가전략특구로 지정한 뒤 수도권 규제법 폐지, 용적률 완화 등 각종 행정편의 유인책을 동원한 결과다. 애플 R&D 센터를 마주보는 편의점에서 지난 10년간 일한 오우치(49)씨는 “지역민들 사이에선 애플의 최첨단 기술 개발 센터로 이 곳이 새로운 발전 동력을 얻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다른 일본 기업들도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파나소닉 오사카센터와 오다이바센터에 각종 가전제품과 냉난방 등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스스로 이용자 생활방식에 맞게 구동하는 모형 집안을 꾸려놨다. 단순 가전업체를 넘어서 ‘AI 홈’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다. 일본전기주식회사(NEC) 그룹은 현재 500여명인 AI 개발 인원을 2020년까지 1,0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일본 최대 통신 그룹 NTT의 정보기술(IT) 솔루션 자회사 NTT데이터는 ‘AI 솔루션 추진실’을 신설하고 2018년까지 AI 관련 매출 200억엔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지난달 19일 일본 도쿄 NTT지주회사 본사 사무실에서 일본 최대 통신 그룹인 NTT그룹 산하 연구소의 야마다 다케시(52) 선임연구원이 로봇, 사물인터넷, 두뇌 등의 영역을 아우르는 NTT그룹의 인공지능 개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도쿄=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지난달 19일 일본 도쿄 NTT지주회사 본사 사무실에서 일본 최대 통신 그룹인 NTT그룹 산하 연구소의 야마다 다케시(52) 선임연구원이 로봇, 사물인터넷, 두뇌 등의 영역을 아우르는 NTT그룹의 인공지능 개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도쿄=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NTT그룹 과학기초연구소의 야마다 다케시(52) 선임연구원은 “NTT그룹은 로봇, 사물인터넷(IoT), 인간 본능 및 심층 분석 등으로 영역을 나눠 AI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사람의 본능적인 눈동자 움직임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빅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되면 어느 위치에 무슨 상품을 어떻게 배치해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는 지 솔루션을 고도화시킬 수 있다. 그는 “이미 AI 관련 프로젝트에 ‘코레보’(COREVO)라는 단일 브랜드까지 붙였다”며 “NTT의 강점인 음성인식 기술을 적극 활용, 완벽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AI 소프트웨어를 선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요코하마ㆍ도쿄=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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