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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사 문화재 발견… 불법개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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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사 문화재 발견… 불법개봉 논란

입력
2016.01.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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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말사, 문화재 관리에 허점 드러내

문화재 당국에 신고 않고 무허가 개봉해

신흥사
신흥사

불보사찰 통도사 말사인 신흥사에서 보물급 복장유물 10점이 발견됐으나 신흥사가 문화재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문화재를 개봉, 문화재 보호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경남 양산시립박물관은 신흥사 대광전(보물 제1120호) 석조여래삼존상(경남유형문화재 제577호)에서 보물급 복장유물 10점을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복장유물이란 불상이나 불화를 조성하면서 내부에 함께 넣는 유물을 말한다.

그런데 통도사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보물급 문화재를 주무관청 허가 없이 불법 개봉해 문화재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신흥사 측이 경남유형문화재 제577호(석조여래삼존상)를 개봉하기 전에 법적으로 필히 신고를 해야 하는데도 경남도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봉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양산시립박물관 측은 “지난해 9월 1일 오전 신흥사로부터 보물 제1120호(대광전)에 봉안되어있는 경남유형문화재 제577호를 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현장인 신흥사로 가보니 이미 사찰측이 부처님을 개봉해 엎어 놓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문화재 총괄감독 책임이 있는 경남도는 이와 관련 “신흥사 측이 무허가로 개봉한 것은 맞다”면서도 “개봉 후 전문가 2명이 현장을 조사한 결과 고의성이나 문화재에 대한 훼손사실이 드러나지 않아 주의조치만 했다”고 밝혔다.

경남도 관계자는 또 양산시에 향후에는 이 같은 일이 있을 때 사찰 측이 반드시 형상변경 허가를 받을 것을 주지시키도록 공문을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통도사 일각에서는 이 같은 해명에도 문화재 당국이 문화재 불법개봉 사실을 보고절차를 통해 충분히 인지했는데도 솜방망이 조치를 취하는 등 문화재 보호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신흥사 측은 개봉시점이 9월인데도 지난해 연말 대광전에 봉안된 석조여래삼존상에서 일제 강점기 복장유물이 도난 당한 것으로 보고 복장품을 재봉안하려고 박물관에 불상 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혀 불법개봉 사실을 덮거나 개봉시점을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을 자초했다.

문화재법에서는 문화재를 발견하면 즉시 현상변경 없이 당국에 신고해야 하며 이를 위반해 훼손할 경우 고발조치 등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유물은 동제 후령통 일괄품과 불상 발원문, 각종 경전류 등 10점으로 불상 기록을 적은 문서인 발원문에는 삼존상은 강희22년(1682)에 제작된 것을 조선후기 대표 불상 조각승려인 승호(勝浩)가 총책임을 맡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석조여래삼존상은 승호가 제작한 불상 중 가장 규모가 큰 작품으로 밝혀져 조선시대 대표적인 불교조각으로 획기적 연구자료이자 불교사적 가치가 클 것으로 박물관 측은 보고 있다. 아울러 함께 발견된 경전인 천노금강경((川老金剛經)은 홍무 20년인 고려시대 말기 대학자인 목은 이색이 간행한 것으로 현재 보물로 지정돼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천노금강경과 동일본이어서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은 “이번 유물 발견을 통해 조선시대 신흥사 사세가 매우 컸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로 양산지역 불교문화 연구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산 신흥사는 보물 제1757호인 대광전 벽화 등 많은 문화재를 소장한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통도사 말사다. 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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