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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 가득 채운 새ㆍ꽃ㆍ시... 형광색으로 물든 사랑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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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 가득 채운 새ㆍ꽃ㆍ시... 형광색으로 물든 사랑과 꿈

입력
2018.02.11 13:5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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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윤 개인전 ‘별빛 달빛 눈빛’

평창올림픽 다룬 작품도 선별

‘빛나는 열정(Brillant Passion)’. 평창동계올림픽기념 광화문 미디어 파사드, 2017. 에비뉴엘 아트홀 제공
‘빛나는 열정(Brillant Passion)’. 평창동계올림픽기념 광화문 미디어 파사드, 2017. 에비뉴엘 아트홀 제공

“나의 작업은 유희로부터 시작되어 시를 짓고 노래가 된다. 그들은 여러 겹의 꽃잎으로 변하여 한 송이 꽃이 되고, 여러 깃털이 모여 한 마리 새가 된다.”

현대적 동양화를 선보이는 작가 홍지윤의 개인전 ‘별빛 달빛 눈빛’이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 내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 11월 평창 문화올림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광화문에서 선보였던 미디어파사드 작품 ‘빛나는 열정’을 갤러리 버전으로 재구성해 선보인다.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인 꽃의 변천사도 한 자리에 모았다.

광화문을 수놓았던 ‘빛나는 열정’은 올림픽의 주제인 ‘하나된 열정’을 바탕으로 탄생됐다. 작가는 올림픽 정신과 출전 선수들의 땀과 열정을 ‘빛’으로 해석하고 수묵 글씨, 수묵 픽토그램, 색동 새와 꽃, 그리고 오방색과 형광컬러를 극대화해 작품으로 완성했다. 여기에 작가의 자작시의 시어인 ‘별빛, 달빛, 눈빛’으로 서정성을 더했다. 전통과 현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는 작가 고유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생멸. 450 x 210cm 수묵채색, 장지 acrylic ink on rice paper, 2009. 에비뉴엘 아트홀 제공
생멸. 450 x 210cm 수묵채색, 장지 acrylic ink on rice paper, 2009. 에비뉴엘 아트홀 제공

전시의 또 다른 축은 꽃이다. 여러 겹, 여러 색이 모여 둥글고 화려한 ‘홍지윤식 꽃’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수묵과 채색으로 구분하고, 시기별 대표작품 40여점을 모아 구성했다. 2004년 포스코미술관에서 선보였던 수묵과 수묵채색의 거대한 연작 ‘백만송이 장미’를 시작으로, 꽃은 본격적으로 작가의 세계 안으로 들어왔다. 작가는 "신흥사에서 열린 어머니 49재 때 올려다본 천장의 단청이 너무 아름다웠다. 꽃의 도상은 정말 완벽했다”며 “그때부터 작품에 색과 꽃이 등장했고, 2007년 작품부터 더욱 대담해졌다”고 밝혔다.

수묵 꽃, 수묵 채색, 총천연 형광색동 꽃까지 거대한 장지에 일필휘지로 그려나간 꽃 그림들은 항상 시와 함께 해왔다. 캘리그래피 스타일의 디자인이 유행하기 전부터 작가는 편안한 듯 솜씨 있는 아름다운 한글 서체로 시를 써왔다. 시는 작업의 출발이고, 작품 곳곳에 이런 저런 형태로 자리 잡았다. 작품의 주제는 ‘구름이 꽃으로, 꽃이 새로, 새가 사람으로, 사람이 사랑으로, 사랑이 꿈으로…’라는 작가의 말에서 잘 드러난다. 꽃과 새, 사랑과 꿈 같은 이미지를 물들이는 색의 범위는 전통적인 오방색과 무지개빛 총천연색을 넘어 형광빛 인공광원에까지 이른다.

인생다채_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맑고도 푸른 한줌의 물. 160x132cm acrylic on canvas, 2010. 에비뉴엘 아트홀 제공
인생다채_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맑고도 푸른 한줌의 물. 160x132cm acrylic on canvas, 2010. 에비뉴엘 아트홀 제공

특히 최근작에 등장하는 색동 꽃과 색동 새는 전래의 소재 및 색감과 팝 아트까지 포괄한다. 색동 바탕에 거대한 꽃이 떠 있는 작품 ‘Life is colorful’(2010) 연작에서 나타나듯, 물감을 듬뿍 묻혀 쓱쓱 그어진 직선과 곡선에는 한 순간도 멈추지 않는 폭발적인 색채 에너지가 엿보인다. 기쁨과 환희, 슬픔과 고독, 때로는 광기와 열정을 품은 홍지윤의 꽃들은 관객들에게 작가의 유쾌하고도 긍정적인 예술 에너지를 전달한다.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열리는 전시는 25일에 마무리되며, 28일부터 3월 25일까지 롯데갤러리 영등포점에서 다시 열린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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