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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G20 정상들,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에 큰 우려”… 공동선언문엔 포함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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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G20 정상들,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에 큰 우려”… 공동선언문엔 포함 안 돼

입력
2017.07.0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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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측 G20 경제 회담 불구하고 언급

외교적 성과 자평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G20 각국 정상 부부가 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엘부필하모니에서 열린 G20정상회의 만찬장 앞에서 각국 정상부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함부르크=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G20 각국 정상 부부가 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엘부필하모니에서 열린 G20정상회의 만찬장 앞에서 각국 정상부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함부르크=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막을 내린 8일(현지시간) 공개된 최종 공동선언문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기대한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에 대한 우려는 빠졌다. 대신 G20 의장국 정상인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별도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문제에 정상들이 큰 우려를 표명했다”고 언급하는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경제 문제를 주로 논의하는 G20이 외교ㆍ안보 문제를 잘 다루지 않는 원칙에도 의장국의 ‘구두성명’에 준하는 발표를 이끌어낸 것은 외교 성과라는 평가 속에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도 그만큼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 테러리즘을 주제로 한 리트리트(Retreatㆍ비공개 자유발언) 세션 후 기자회견에서 “G20은 외교정책을 논하기보다는 경제와 금융시장 관련 주제에 더 집중하는 회의체임에도 리트리트 세션에서 북한 문제가 자연스럽게 논의됐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문 대통령이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를 제기했다고 소개한 뒤 “한국 대통령이 이 문제를 언급했지만, 같은 지역의 다른 국가 정상들도 그랬다”면서 “저는 이 문제를 논의한 모든 정상들이 이러한 상황 전개가 매우 위협적이라고 큰 우려를 표명했음을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또 “우리는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위반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번 위반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경제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출범한 G20에서 북한의 도발과 같은 외교ㆍ안보 문제를 논의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외교 성과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특히 비공개 리트리트 세션은 회의 결과를 통상 발표하지 않지만, 메르켈 총리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참가국 정상들이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이 5일 메르켈 총리와의 양자 정상회담에서 “북한 미사일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공동 결의를 담아 내기 위해 의장국으로 관심을 보여 달라”고 당부하고, 이어진 세계 정상들과의 회담에서도 북한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요청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을 수행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G20은 기본적으로 경제무역 포럼이고 북한 미사일 발사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넣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리트리트 세션에서 문 대통령과 몇몇 정상이 북한 문제를 말했고, 메르켈 총리가 의장으로서 발표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바람은 별도 의장성명이나 결과문에 담는 것이었지만 의장 재량이라 브리핑에서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G20 공동성명은 문안 작업에만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회의 시작을 하루 앞두고 발생한 북한 미사일 문제가 성명에 끼어드는 것 자체가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였다는 게 외교가 중론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며칠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 문제를 G20에 와서 충분히 토의하고 결과 문서에 담아내는 것은 G20 본질상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그런 관점에서 의장국이 구두성명에 준하는 선언을 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물론 대북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도 상당 부분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호주 일간지 '더 웨스트 오스트레일리언'은 말콤 턴불 호주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회담 내용을 설명하며 “중국과 러시아가 G20이 경제를 주로 다루는 포럼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불량국가(북한)에 대한 어떤 비판도 사실상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문제를 공동성명에 담는 데 주요국의 요구가 있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를 뚫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함부르크=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ocm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o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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