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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트럼프 말실수로 문재인 당선되게 생겼다”

입력
2017.05.0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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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설 통해 美國 보수층 반감 드러내

“트럼프 사드배치 비용 한국 부담 언급

미 대북정책 방해할 좌파 후보 도운 격”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우려한 월스트리트저널의 인터넷 사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우려한 월스트리트저널의 인터넷 사설.

한국에서 대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지지율 1위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 미국 보수층이 적극적으로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문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북 정책에서 한미 공조가 깨질 가능성을 우려하는가 하면, 느닷없는 사드 배치비용 발언을 내놓아 한국 대선에서 야당의 기세를 올려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당분간 침묵을 지키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미국 보수층의 여론을 대표하는 월스리트저널은 4일(현지시간) 저녁 문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우려하는 인터넷 사설을 게시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앞세워 모처럼 제대로 된 대북 압박을 가하면서도, ‘말 실수’(사드 배치비용 한국 부담)로 미국의 대북 정책을 방해할 좌파 후보를 돕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도움 등으로 문 후보가 당선된다면, 북한 핵개발을 초래한 책임자가 한국의 지도자가 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문 후보는 2000년대 중반 매년 북한에 10억달러가 유입되도록 한 개성공단을 만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다”고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문 후보가 선거 운동기간 북한에 대한 강성발언과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황교안 대통령권한 대행이 이끄는) 과도정부의 사드 배치에 분노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또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의 대북 압박을 방해할 수 있으며, 그는 북한이 무기 실험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뇌물을 챙기는 행태를 반복하도록 조장하는 북미대화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문 후보의 경제정책에도 반감을 드러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현재 3.5%인 연간 재정지출 증가율을 7%로 높이고, 여기에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 법인세와 최고소득세율 인상을 공약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문 후보의 경쟁자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17% 지지율과 함께 상승세를 타는 반면, 중도성향의 안철수 후보는 21% 지지율에서 하락추세에 있다’며 미국 보수층이 선호하는 후보가 누구인지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또 아직 20% 가량의 유권자가 마음을 정하지 않고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한 한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침묵을 지키는 게 좋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의소리(VOA)도 미국의 주요 한반도 전문가들이 한국의 새 정부가 대북정책과 관련, 미국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VOA에 따르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대선 결과에 따라 워싱턴과 서울이 북한정책 혼선으로 인해 과거 문제가 있던 ‘한ㆍ미 관계’ 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새 정부가 마주할 북한이 10여년 전과 많이 다른 상태이고, 한국 내 여론도 확도한 대북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건은 변수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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