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남성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구호가 적힌 태극기를 들고 투신해 숨졌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28일 오후 8시쯤 노원구의 한 아파트 6층에서 조모(61)씨가 뛰어내려 숨졌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탄핵가결 헌재무효’ 구호가 적힌 태극기를 들고 자신의 집 앞 복도 난간에서 뛰어내렸다.
당시 아파트 경비원 A씨는 누군가 뛰어내리려 한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6층으로 올라가 만류했으나 조씨는 듣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 “태극기를 들고 난간에 걸터앉아 있던 조씨에게 위험하니 내려오시라고 말리면서 다가갔지만 10여미터 정도를 남기고 그대로 뛰어 내렸다”며 “뛰어내리기 직전에 뭐라고 중얼거리는 것 같았지만 거리가 멀어 정확히 듣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28일 낮에 다른 가족들과 집에서 명절을 보낸 후 아내와 함께 있다가 오후 8시쯤 태극기를 가지고 복도로 나온 것으로 조사됐으며 유서는 따로 남기지 않았다.
유족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말부터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에서 활동했으며 이 때문에 가족들 간에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계자는 “가족들과의 불화 여부는 확인 중에 있다”며 “사인이 명확해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는 이상 부검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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