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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강원체고 학생들, 물에 빠진 차 안에서 여성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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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강원체고 학생들, 물에 빠진 차 안에서 여성 구조

입력
2017.11.02 16:5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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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반 최태준·성준용·김지수군

“상황 급박해 본능적으로 뛰어들어”

지난 1일 춘천 의암호에 빠진 50대 여성을 구조한 강원체고 김지수(왼쪽부터), 성준용, 최태준 군. 강원체고 제공
지난 1일 춘천 의암호에 빠진 50대 여성을 구조한 강원체고 김지수(왼쪽부터), 성준용, 최태준 군. 강원체고 제공

지난 1일 오후 4시쯤 강원 춘천시 송암스포타운에서 지상훈련 중이던 강원체고 수영부 3학년 최태준(19), 성준용(19), 김지수(19)군은 ‘꽝’ 하는 굉음을 들었다. 당시 인근 의암호변 비탈 현장에선 주차된 중형 승용차가 굉음과 함께 의암호로 추락해 순식간에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던 중이었다.

굉음의 정체를 궁금해하고 있던 이들에게 “사람 살리라”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세 학생은 재빨리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사고현장에 도착해 보니 물가에서 20여m 떨어진 곳에서 가라앉고 있는 승용차로부터 가까스로 빠져나온 A(56·여)씨가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소방서에서 사고 현장까지는 차로 10분 거리. 시간을 지체할 경우 A씨의 생명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수구 선수인 성군이 가장 먼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성군은 물을 많이 마신 A씨를 안심시킨 뒤 호흡이 가능하도록 눕혔다. 뒤따라온 최군과 김군도 성군과 함께 A씨를 안전한 자세로 유지시키면서 물 밖으로 이동시켰다. 세 학생들이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데 걸린 시간은 1분30초에 불과했다. A씨는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일 강원 춘천시 강원체육고등학교 수영장에서 김지수(19·왼쪽부터), 성준용(19), 최태준(19)군이 훈련을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춘천체고 수영부 3학년생으로, 지난 1일 오후 춘천 의암호에 차량이 빠지자 거침없이 물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한 바 있다.연합뉴스
2일 강원 춘천시 강원체육고등학교 수영장에서 김지수(19·왼쪽부터), 성준용(19), 최태준(19)군이 훈련을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춘천체고 수영부 3학년생으로, 지난 1일 오후 춘천 의암호에 차량이 빠지자 거침없이 물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한 바 있다.연합뉴스

성군은 “상황이 급박해 본능적으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며 “수영선수라 물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군은 “만약 물속으로 뛰어들지 않았다면 큰 후회가 남았을 것”이라며 “이런 용기가 선수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장윤희 강원체고 수영부 감독은 “수영선수라도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러 뛰어들긴 쉽지 않다”며 “멋지게 소중한 생명을 구한 제자들이 자랑스럽다”고 활짝 웃었다.

각각 수구와 배영, 접영 선수인 이들은 중학교 시절부터 6년을 동고동락한 사이다. “학교에서 함께 물살을 가르고, 밖에서는 영화를 보거나 노래방에서 스트레스를 풀며 격려한다”는 게 최군의 얘기다.

세 학생은 인성뿐 아니라 전국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입상할 정도로 수영 실력 역시 뛰어나다. 성군은 올해 동아수영대회 남고부 수구 우승의 주역이다. 김군은 지난해 전국체전 배영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최군은 지난해 동아수영 혼계영 400m에 접영 영자(릴레이 선수)로 출전해 정상에 올랐다. 동갑내기 세 친구의 선행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이날 오후부터 온라인 공간에는 ‘용감한 학생들’이라는 칭찬이 종일 이어졌다. 춘천=박은성 기자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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