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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씩 물증 나오지만… 더 커지는 의문

입력
2014.07.2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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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신했던 별장 등 압수수색 시신 주변 동일 유류품 확보 불구

행적 밝힐 뚜렷한 단서 못 찾아 마지막 조력자 신모씨 등 재조사

경찰이 24일 오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했던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에서 500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해 유 전 회장의 것인지 확인 작업을 벌인 뿔테 안경. 그러나 이 안경은 평소 유씨가 쓰던 안경과 형태가 다르고, 새것처럼 깨끗해 유씨의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순천=연합뉴스
경찰이 24일 오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했던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에서 500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해 유 전 회장의 것인지 확인 작업을 벌인 뿔테 안경. 그러나 이 안경은 평소 유씨가 쓰던 안경과 형태가 다르고, 새것처럼 깨끗해 유씨의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순천=연합뉴스

전남 순천시 서면 매실밭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정황과 이동경로를 밝히기 위해 경찰이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씨의 유류품이 추가로 확보되고 있지만 의문을 해소할 뚜렷한 단서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유씨 변사사건을 수사 중인 전남경찰청 수사본부는 23일부터 180명을 동원해 유씨의 은신처였던 송치재 인근 ‘숲 속의 추억’ 별장 등 4곳을 압수수색한 결과 24일 오전 10시쯤 검정색 뿔테 무광 안경 1점을 발견했다. 안경이 나온 위치는 숲 속의 추억에서 시신이 발견된 쪽으로 500m 정도 떨어진 지점, 시신으로부터는 약 1.5㎞ 떨어진 곳이었다. 만약 이 안경이 유씨의 것으로 확인된다면 유씨의 시신이 사후 옮겨졌을 가능성을 시사해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안경 소동은 하루 만에 해프닝으로 끝났다. 경찰은 25일 새벽 “전날 발견한 안경은 매실밭 주인 윤모(77)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안경은 발견 당시부터 유씨가 평소 착용하던 것과 색깔과 형태가 달라 의심을 받아온 터였다. 경찰은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안경을 감정의뢰해 윤씨 것이 아닌지를 최종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시신과 함께 발견된 것과 같은 스쿠알렌 병과 육포 등을 추가로 발견했다. 또 유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 생수통, 지적도, 과자, 음료수 등 28종 46점의 유류품을 확보했다.

시신 발견 장소에서 루미놀시약을 이용해 실시한 혈흔반응검사에서는 미미한 양성 반응이 나왔으나 혈액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은 ▦시신의 몸과 머리가 분리돼 있었다 ▦DNA 감식 결과가 불분명하다는 세간의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최삼동 순천경찰서장은 “시신 수습과정에서 머리가 떨어져나갔을 뿐”이고 “DNA 감식은 정확하다”고 말했다. 유씨 시신과 함께 발견된 막걸리 제조일자가 지난해라는 의문점에 대해선 “인쇄된 제품 포장지의 제조일자가 발견 당시부터 지워져 판별이 어려운 상태”라고 답했다.

최 서장은 “현금 20억 보유설도 조금 부풀려진 것 같다”며 "검찰이 별장에서 찾은 현금 8억3,000만원과 미화 16만달러 이외에 땅 매매 과정에서 계약금을 비롯해 현금 1억700만원과 계좌이체 1억5,100만원을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씨 시신이 단기간에 백골화가 진행된 것에 대해 서중석 국립수사과학연구원장은 이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부패가 시작되면 냄새를 맡고 동물들이 탐습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 그로 인한 시신의 변형 즉 사후손괴가 일어난 것”이라며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경찰은 유씨의 마지막 조력자로 구속된 신모씨를 재조사해 검찰과 경찰에서의 진술 내용이 다른 점을 집중 추궁하고 유씨 행적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순천=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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