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진하 기자

등록 : 2017.10.12 04:40

“바그너 오페라 매력은 선율과 숨겨진 의미”

성남문화재단 제작 ‘탄호이저’ 주역 맡은 서선영, 김석철

등록 : 2017.10.12 04:40

성남문화재단이 제작하는 오페라 '탄호이저'에서 주역 탄호이저와 엘리자베트를 맡은 테너 김석철(오른쪽)과 소프라노 서선영. 성남문화재단 제공

“바그너 오페라는 지겹다는 선입견이 있어요. 그런데 ‘로엔그린’의 합창곡을 처음 듣고는 완전히 매료돼 버렸어요.

그리고 나서 ‘탄호이저’를 접하니까 ‘순례자들의 합창’이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이 됐어요.”(서선영)

“저는 소리만 잘 내기보다는 가사를 전달하고, 텍스트 의미를 해석하는 걸 좋아해요. 바그너 오페라에는 단어마다 상징성이 있어 숨겨진 내용까지 알아야 음악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볼 수 있거든요. 바그너를 좋아하는 이유예요.”(김석철)

한 사람은 선율의 아름다움에서, 또 다른 사람은 작품 속에 담긴 의미를 탐구하는 데서 ‘바그네리안(바그너 음악 애호가)’이 됐다고 했다. 이달 말 성남문화재단 제작으로 공연되는 바그너의 대표 오페라 ‘탄호이저’에서 주역을 맡은 소프라노 서선영(33)과 테너 김석철(43)이다. ‘탄호이저’의 국내 제작은 1979년 국립오페라단의 작품 이후 38년 만이다. 두 사람을 11일 경기 성남시 성남문화재단 인근에서 만났다.

서선영과 김석철은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의 ‘로엔그린’을 통해 첫 호흡을 맞춘 후 다시 국내 무대에 함께 서게 됐다. 바그너와 연이 깊다. 서선영은 스위스 바젤 국립극장 소속 성악가로 활동하던 2013년 ‘로엔그린’의 엘자 역으로 데뷔해 ‘바이로이트의 새로운 탄생’이란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독일 바이로이트는 매년 7~8월 바그너의 음악을 연주하는 축제가 열려 바그너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자신의 오페라를 제대로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을 원했던 바그너가 1876년 직접 설계한 리하르트 바그너 축제 극장을 이곳에 세웠고 대표작 ‘니벨룽의 반지’도 이곳에서 초연했다. 김석철은 한국인 테너로는 처음으로 바이로이트 축제 무대에 올랐다.

‘탄호이저’는 바그너 작품에 입문하기 좋은 작품이라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았다. 13세기 중세 독일을 배경으로, 금단의 장소인 베누스베르크(비너스의 동산)에 발을 들였다 7년 만에 돌아온 탄호이저가 주인공이다. 비너스가 상징하는 육체적 사랑과 탄호이저를 사랑한 엘리자베트가 표상하는 정신적인 사랑이 대립한다. 김석철은 “바그너 작품에는 늘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가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관능적 사랑이 나쁜 것이냐는 그의 질문에 가톨릭교 전체를 뒤흔드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을 더욱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서선영은 “탄호이저가 비난받은 배경을 이해하면 대사와 움직임이 더 재미있게 보일 것”이라고 했다. 탄호이저가 비너스 동굴에 다녀온 건 현재에 빗댄다면 사람을 죽인 정도의 충격에 버금간다는 것이다. 김석철은 “이 작품의 원제가 ‘탄호이저와 바르트부르크의 노래경연’인 만큼 탄호이저를 포함한 음유시인 4인이 서로 끼어들며 노래하는 모습에 집중하는 것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석철은 서울대 성악과와 미국 커티스 음대를 졸업한 뒤 2003~2011년 독일 도르문트극장의 전속 가수로 활동했다. 지난 5월 체코 프라하에서 바그너의 손녀인 카테리나 바그너가 연출한 ‘로엔그린’ 무대에서 주역을 맡았다. 서선영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뒤셀도르프 로버트 슈만 음대를 졸업했다.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스위스 바젤 국립극장 주역 가수로 활동하다 지난해 독립했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날 정도로 연습하고(서선영), 오페라 한 곡의 악보를 1년 동안 완전히 해석하기 위해 공부하며(김석철) 오페라의 본고장에서부터 인정받은 이들의 무대는 이달 26~29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날 수 있다. 탄호이저 역은 바이로이트의 스타로 첫 내한하는 테너 로버트 딘 스미스가 김석철과 번갈아 맡는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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