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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가 대한극장으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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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가 대한극장으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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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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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중구 대한극장에 영화 ‘옥자’의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다.
12일 서울 중구 대한극장에 영화 ‘옥자’의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다.

12일 오후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대한극장은 때아닌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영화 ‘옥자’ 시사회를 찾은 취재진과 영화 관계자들이었다. 시사회는 3개관 1,000석 규모로 열렸다. ‘도둑들’과 ‘암살’ 같은 대작 영화들의 시사회와 비슷한 규모다. 기대작들의 시사회가 600~700석 규모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많은 편이다. 주로 해외 예술영화들의 시사회가 간간이 열리던 대한극장에서 이처럼 대규모 시사회가 열리기는 이례적이라 그 자체로 진풍경이라 할 만했다.

현장 열기는 뜨거웠다. 국내 취재진뿐 아니라 한국에서 열리는 ‘옥자’ 아시아 프로모션 행사를 취재하러 온 아시아 각국의 취재진 50~60명과 한국에 주재하는 외국매체들도 시사회에 참석했다. ‘옥자’를 제작한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에 관심을 둔 산업ㆍ정보통신(IT) 담당 기자들도 극장을 찾았다. ‘옥자’ 홍보 관계자는 “각 지역 개인 극장을 운영하는 극장주와 배급 관계자 등이 많이 참석해 ‘옥자’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대개 언론배급 시사회는 CGV와 롯데시네마 같은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열리지만 ‘옥자’는 부득이하게 대한극장에서 시사회를 열 수밖에 없었다. 극장과 온라인 동시 개봉이라는 넷플릭스의 영업 전략에 주요 멀티플렉스 체인들이 크게 반발하며 양측이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개봉 여부 및 스크린 편성 규모 등을 결정하는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린 이후에도 멀티플렉스들의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다.

CGV 관계자는 “‘선 극장 개봉ㆍ후 온라인 공개’라는 기존의 영화 유통 질서를 존중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지만 넷플릭스에선 아직까지 답변이 없다”며 “넷플릭스가 동시 개봉을 고수한다면 CGV의 ‘옥자’ 상영은 어렵다”고 밝혔다. 사실상 보이콧에 기운 분위기다. 롯데시네마도 “동시 개봉 말고 추후 재개봉 등의 다른 개봉 방식을 찾아보자고 넷플릭스 측에 제안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메가박스는 “개봉일 1주일 전 즈음에 개봉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며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멀티플렉스 체인 3사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국내 전체 스크린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옥자’의 국내 배급을 맡은 NEW는 멀티플렉스 체인에 속하지 않은 개인 극장들과 먼저 개봉 논의를 시작했다. 13일 현재 전국 100여개 개인 극장과 협의를 마쳤다. 12일에는 서울 대한극장과 서울극장, 부산 영화의전당, 전주 시네마타운 등 전국 7개 극장에서 1만석 규모로 사전 예매를 시작했다. 13일 오후 5시 현재 예매관객수는 3,992명으로, 예매점유율이 상당히 높다. 서울극장의 경우 380석 규모 상영관의 5회 상영분 1,900석에 대한 사전 예매를 시작했는데 13일 오전에 이미 좌석 절반 이상을 채웠다.

서울극장 기획실 이윤지 프로그래머는 “홀드백(극장 상영 영화가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기간)에 대한 (내부) 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면서도 “‘옥자’가 기본적으로 영화 콘텐츠이고 관객 요청도 있어서 배급사와 편성 조건 등을 협의해 개봉하게 됐다”고 밝혔다. 29일 개봉일에 1개관을 배정한 데 이어 상영관 추가 편성도 논의 중이다.

멀티플렉스 체인에 밀려나 생존을 위협 받던 개인 극장들은 수익 증대와 함께 향후 관객 유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옥자’로 인해 개인 극장들의 존재감도 새삼 부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래머는 “서울극장을 잘 몰랐던 젊은 층에 인지도를 높이고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새 단장을 마친 편의 공간 오픈 등과 함께 새로운 관객을 맞이할 준비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지난달 15일 ‘옥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달 15일 ‘옥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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