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관ㆍ식당에서 툭하면 시비
총학 비대위ㆍ학교 대응방안 고심
박근혜 전 대통령 모교인 서강대가 정체불명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19일 서강대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진행되던 지난달부터 60대로 보이는 여성과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학생회관과 학생식당 등에 매일 출몰해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탄핵 선고가 내려지기 전에는 ‘탄핵 반대’, 이후에는 ‘탄핵 무효’라고 적은 피켓을 시위 장소에 둔 채 재학생과 교직원에게 박 전 대통령 지지 발언을 쏟아내면서 마찰을 빚고 있다는 게 학생들의 하소연이다.
재학생 최모(25)씨는 “‘태블릿PC의 진실을 밝혀라’ ‘계엄령이 답이다’ 등 친박 단체들이 서울광장 등에서 외쳤던 것과 똑 같은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다니면서 학생들에게 시비를 걸거나 큰 소리로 나무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4학년 조모(24)씨도 “외부인이 학교에 들어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불편했는데, 최근에는 학생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탁자에 다리를 올리는 등 도가 지나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 불만에 학생단체와 학교 측은 대응 방안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최근까지 이들에 대한 자체조사를 해 왔던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이들을) 친박 단체 회원으로 단정짓기 어렵다”며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 측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대학 측은 “아직까지 학교에 접수된 큰 피해 사례는 없으나, 학생들 불편이 늘어날 경우 이들의 출입제한 등을 교내 경비업체와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