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보다 더한 보복”서문 공개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은 최순실씨가 수감 중 작성한 회고록 서문을 통해 “사회주의 숙청보다 더한 보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11일 자궁근종 수술을 앞두고 자필로 서문을 작성해 이경재 변호사에게 전달했다. 반성은 없고 변명과 보복 주장만 늘어놓은 글이다. 최씨는 옥중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정말 비선실세라는 게 있는 걸까’라며 ‘그 말이 처음에 내 귀엔 생소했고 와 닿지 않았다. 난 적어도 그렇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서문에 적었다. 이어 ‘내가 박 대통령 곁에 있었던 것은 어떤 권세나 권력이나 부(富)를 위한 것도 아니고, 그것을 받지도 않았고 그 권력을 누리고 싶었던 것도 아니다’고 썼다.
최씨는 ‘나는 박 대통령에게 자리를 요구한 적도 없고 권력을 나눠 받은 적도 없다. 국정을 농단했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나와 우리 가족은 실세 노릇 같은 건 관심도 없었다. 나는 그저 박 대통령의 일을 돕고 싶었고, 그것을 신의와 믿음이고 의리였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은 그렇게 보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자신이 비선실세로 지목된 부분에 대해서는 ‘역대 정권마다 실세들이 존재했고 그들 때문에 구속 수감되는 불운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고, 지금도 전형적인 실세들에 의해 노골적인 정권이 움직여지고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또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었고, 태블릿PC 사건도 조직적으로 준비했을 것’이라며 ‘나를 이용해 박 대통령을 죽이려는 전초전이었다’고 자신에 대한 수사가 보복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또 ‘사회주의 숙청보다 더 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권마다 많은 세무조사가 가족들을 괴롭혔지만 이 정권은 사람을 뭉개고 계속 때려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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