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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끝났지만 지금도 설레, 로코 한 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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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끝났지만 지금도 설레, 로코 한 번 더…"

입력
2015.06.0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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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샤를 합시다2' 로맨틱 가이 권율

"영화 명량 등 작년부터 작품 복, 사이코패스 등 악역 도전하고 싶어"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에서 부드럽고 로맨틱한 남자로 등장한 권율은 "실제 성격은 장난기와 호기심이 많고 사람들을 리드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명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4)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에서 부드럽고 로맨틱한 남자로 등장한 권율은 "실제 성격은 장난기와 호기심이 많고 사람들을 리드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명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4)

이렇게 달콤할 수 있을까. “수지씨가 만들어 온 김밥인데 맛은 봐야죠”라며 쉰 김밥을 냉큼 입에 넣는 이상우(권율)의 말 한 마디에 여자들의 마음이 녹아내린다. 은근한 미소와 함께 속삭이듯 읊조리는 말투까지. 이 남자, 로맨틱코미디(이하 로코)에서 제대로 자기 자리를 찾았다.

지난 2일 종영한 tvN 월화극 ‘식샤를 합시다2’는 공식적으론 ‘먹방 드라마’였지만 여성 시청자들에겐 프리랜서 작가 백수지(서현진)와 5급 공무원 이상우의 로코였다. 실수투성이 백수지의 귀여운 매력에 입맞춤으로 먼저 사랑을 고백하고, 여자친구가 만들어 온 음식에 감동할 줄 알며, 이별 통보에 “가지 말라”며 눈물을 흘리는 남자 이상우, 아니 배우 권율은 로코에 안성맞춤이었다. 그 힘은 드라마를 18회로 2회분을 연장하게 했고 20~40대 젊은 시청층의 대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율(34)은 “상우와 수지의 장면은 어느 하나를 고를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신이 로맨틱해 지금도 설렌다”며 “영원히 기억에 남을 소중한 장면들”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말 자전거 데이트를 즐기고, 회사 벤치에 앉아 김밥을 먹으며, 단둘이 자동차 안에서 영화를 보고, 도서관에서 웃음을 참으며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들은 ‘식샤를 합시다2’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곱창, 감자탕, 설렁탕, 순대볶음, 보쌈, 칼국수 등의 화려한 한 상 차림보다 연애를 막 시작한 남녀 주인공의 애틋함이 더 돋보였다.

권율은 이 드라마로 시청자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받았다. 데뷔 8년 만이다. 재벌가 아들로 등장해 여주인공의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톡톡히 하며 20% 내외의 높은 시청률에 견인했던 KBS 일일극 ‘천상여자’(2014), 이순신 장군의 아들로 출연한 영화 ‘명량’(2014)에 이어 ‘식샤를 합시다2’까지 연이어 샴페인을 터뜨렸다. 오랜 기다림이 헛되지 않은 셈이다. 그래서 그에게는 ‘대기만성형’ ‘중고신인’ ‘늦깎이’라는 수식어가 달린다.

“대기만성 배우라는 말에 쑥스럽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막상 데뷔했을 때는 마음처럼 되지 않아 그만두고 싶은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제가 가는 길에 의심을 하지 않았죠. ‘식샤를 합시다2’의 반응을 보면 ‘지금까지 잘 가고 있구나’하고 느껴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데뷔작은 한류스타 이민호와 함께 출연한 SBS 청소년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2007)다. 당시 20대 후반이었던 권율은 군 제대 후 중앙대 연극학과에 복학해 다니던 중이었다. 동안(童顔) 외모 덕분에 교복을 입고 5살 이상 어린 배우들과 나란히 고등학생이 됐다. “어려 보이는 외모가 장점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스트레스”였다는 권율은 “데뷔 후 6년 간 사용했던 권세인이라는 본명을 버리고 예명을 쓰는 것도 남성적인 이미지를 주고 싶어서”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곱상한 외모는 그의 경쟁력으로 바뀌었고, 로코의 대세가 될 조짐이 다분하다. ‘식샤를 합시다2’의 박준화 PD조차 “권율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라고 말했을 정도다. 권율은 “영화든 드라마든 제대로 된 로코에 한 번 더 도전해보고 싶다”며 내심 욕심을 내비쳤다.

“지난해부터 작품 복이 많았습니다. ‘명량’은 책임감을 배울 수 있었던 살아있는 배움의 현장이었고, ‘천상여자’는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문을 열어줬죠. 로코의 훈남까지 해냈으니 앞으로는 악역이나 사이코패스 등 고통스럽고 무서운 연기에 도전해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싶어요.”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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