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조기라더니… 중국산 혼합 업자 입건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굴비 판매업자 구모(4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구씨가 판매한 굴비 상품의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유명 홈쇼핑에서 최근 2년간 16만개나 불티나게 팔린 국내산 굴비 세트가 국내산 조기와 중국산을 혼합해 만든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대장 한강호)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조기 판매업자 구모(4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구씨는 2014년부터 2년여간 국내 유명 홈쇼핑을 통해 전국에 국내산과 중국산 조기를 혼합한 굴비 16만세트(124억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구씨는 홈쇼핑 방송을 통해 “국내산 참조기만 엄선해 해풍에 말린다”고 광고했으나, 전남에 있는 자신의 수산물 가공 공장에서 국내산과 중국산 조기를 6대 4 비율로 혼합한 뒤 자연건조방식(해풍)이 아닌 인공건조방식(냉풍기)으로 말려 판매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산 조기는 국내산과 비교해 육안으로 구분하기는 어렵고 가공방식에 따라 신선도가 다르며, 도매가는 국내산의 절반을 밑도는 1㎏당 7,00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씨는 홈쇼핑에 납품하면서 수협의 수산물수매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하는 방법으로 해당 홈쇼핑의 검수과정을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당 상품은 2010년 거래 홈쇼핑의 인기상품 순위에서 전체 8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명절선물 만족도 조사에서 식품ㆍ건강 분야 2위에 올랐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관계기관과 홈쇼핑 등을 상대로 세밀한 검수과정을 거치도록 경고하는 한편 구씨가 이 과정에서 23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