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이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기 직전 9일 새벽 진행한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15일 인터넷에 공개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충청 출신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권 후보설이 확산됨에 따라 측근인 자신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이완구 총리가 사정 칼날을 휘두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총리에게 3,000만원을 전달한 의혹에 대해 “그 사람은 안 지 오래됐으니까 (3,000만원 줬다는)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해 개인적인 도움을 주었는지 묻는 질문에 “난 그 양반이 굉장히 정치적으로 신뢰하고 의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참 잘해야지”라면서 “아이고 뭐, 뭐, 하면 그 사람 물러날 텐데”고 답했다. 그러나 공개된 녹취록에는 유정복 인천시장 등 일부 내용이 빠져 있다. 다음은 요약.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누구보다 도왔다고 했는데 팩트가 있나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 당시 만났다. 물론 공소시효 지났지만 2007년 당내 대선후보 선출 캠프 때 많이 도왔다. 기업인들이 권력 핵심에 선 사람들 무시할 수 없지 않은가. 많이 도왔는데 현금 한 7억 주고.”
-현금으로?
“현금으로 리베라 호텔에 만나서 (몇 차례) 응 그런 돈으로 경선을 치른거다. 김기춘 (전대통령비서)실장은 2009년 6월에 벨기에 갔다, VIP 모시고. 그 때 이 양반 야인으로 놀고 계셨다. 그 양반한테 10만불 달러로 바꿔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해 드렸다. 수행비서도 왔다.”
“대선 때 홍문종 의원이 본부장을 맡았다. 매일 같이 움직이고 그렇게 해서 제가 한 2억을 현금으로 줬다. 사실 이 총리도 지난번에 보궐선거 했지 않은가. 머리가 크신 분이고 아무한테나 처신할 수 없고, 선거 때 다 조금씩 주고 받고 그러잖는가. 난 성심성의껏 했다. (이완구) 공천해야 한다고 서병수 사무총장한테 많이 얘기하기도 하고. (이완구) 선거 사무소에 가서 한나절 정도 있으면서 한 3,000만원 주고. 다 인간관계를 형성해서 무슨 조건이 있고 그런 게 아니고. 내가 회사 돈 빌려다가 이렇게 한 게 많이 있다.”
“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밉보일 것도 없고 대통령이 저를 그렇게 나쁘게 생각 안 할거다. (그런데 이완구 총리는) 내가 볼 때 제가 정치적으로 크는 게 배 아픈 거다. 아무것도 없다, 죽도록 희생만하고. (경남기업)풍비박산만 났지. 검찰에서 딜을 하라 그러는데.”
-(혐의를 자백하는 부분을)더 이야기 하라고?
“딜을 내놔라, 이러는데 딜을 할게 있어야지.”
-이상득 의원 같은 대통령 친형이라든가
“그런 사람들이 저한테 돈을 받는가, 나보다 돈이 수십 배 수백 배 많은데. 제가 볼 때는 (이번 수사가) 다 이완구와 청와대 작품이다 그렇게들 다 이야기 한다”
-이완구 총리와 사이가 좀 나빠질 일이 있었나
“많았다. (충청)포럼도 많고 많았다. 아까 말한 대로, 성장하는 거 배 아파서 그런가 아닌가 보인다. 그래서 반기문 사무총장을 의식해 가지고 계속 그렇게 나왔다.”
-반기문 쪽에서 적극적으로 나선 부분이 있나
“내가 반 사무총장을 대통령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지난 번에 얼마나 떠들었나. 내가 반 사무총장과 가까운 것은 사실이고 (그 분)동생이 우리 회사 있는 것도 사실이고 (반 총장이) 우리 포럼 창립 멤버인 것도 사실이고. 그런 요인이 제일 큰 거 아닌가 싶다.”
-이완구 총리가 (충청포럼) 하지 말라 그러 말 했는가.
“그렇게까진 이야기 안 했다. 그냥 뭐 프로들끼리 자꾸, 그거 뭐 뻔히 보면 아는 거 아닌가. 너무 욕심이 많다, 그 양반은. 자기 욕심으로 남들을 이용을 나쁘게 많이 한다. 사람들을 많이 죽이고 그런다.”
“저는 진짜 박근혜 대통령에게 너무 실망을 했고 (희생되는) 다른 사람이 아마 계속 나오지 않겠나, 나같이. 이번 수사 동의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전 땅 한 평 아파트 한 채 사 본적이 없다. 현금 없어 이렇게 살았는데 그렇게 모함을 받으니 세상을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
-마음을 강하게 드시라
“나 하나 희생해서 앞으로 이런 일 없어야 한다. 정치신뢰 중시하는 거 아닌가, 가족 신뢰 관계집단 신뢰 관계인데 이용이랄까 병신 만드는 거다.”
“2011년쯤 될 거다. 내가 홍준표를 잘 안다.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친구에게, 내가 1억원을 윤승모 있잖아 동아(일보 출신), 윤승모가 홍준표 캠프 가 있었는데, 윤 통해서 내가 1억 전달했다. (의원)공천 받으려고 한 게 아니고 아무 조건 없이, 그렇게 했는데 그런 식으로 자꾸 하니까 너무 배신감이 든다. 내가 합당하면서 백의종군 했는데 내가 장관 해 달라 했나 누구를 사람 취직을 시켜 달라고 했나. 그런 거 안 했는데 세상에 그럴 수가 있나.”
“저를 수사하면서 대통령 재가 없이 할 수 있는가. 작은 기업도 아니고. 정치인인데 내가 기여해서 정권 창출한 것은 온 시민들이 다 알지 않는가. 그걸 역행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 제가 희생해서 박근혜 정부가 깨끗한 정부가 돼야 하는데 거꾸로 가는 거 아닌가.
검찰도 자원(비리) 없으면 그만둬야지 마누라, 아들, 오만 다 뒤집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이념을 달리하는 사상범도 요즘 무슨 (이렇게 대하지 않는데) 무슨 마약이나 폭력범도 그렇게 안 하잖는가. 마약 폭력배보다도 더 나쁜 (취급을 하면서) 무슨 전방(수사) 이렇게 하고.”
“포스코는 비자금만 하지 않는가. 우린 자원수사하다 없으니 가족관계다, 분식이다, 비자금이다 생긴 거 다 하잖는가. 포스코와 대비 되지 않는가. 솔직히 청와대와 이완구 짝짜꿍 하는 거 아닌가. 1조 분식이라고 동아 1면 표지 내는 거 그게 말이 되는 건가. 너무 졸렬하고 치사한 거 아닌가. 내가 현역의원 때 (경남기업) 워크아웃 들어갔는데 현역이 워크아웃 들어간 적 있나 보라. 정권에 부담 줄 까봐 조용히 은행에 들어가라고 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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