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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달간 14조원 거래... 해외주식도 '직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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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달간 14조원 거래... 해외주식도 '직구 시대'

입력
2018.05.04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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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간편 송금 앱 통해 신분 확인

국내 계좌 개설하고 원화 송금

직구 규모 6년 만에 7.5배 늘어

글로벌 정보통신 주식 인기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는 미국

홍콩ㆍ일본ㆍ중국 본토 뒤 이어

통합 증거금 제도 도입 등

증권사들도 서비스 앞다퉈 출시

회사원 임모(31)씨는 지난달 평소 자주 이용하는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 ‘토스’를 통해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경영하는 미국 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식 1주를 샀다. 토스를 통해 신분 확인만 하면 국내 증권사(신한금융투자) 계좌를 개설해 해외주식을 사들일 수 있고 보유주식 가격도 달러화 아닌 원화로 확인할 수 있어 국내주식 투자만큼 편했다. 임씨는 “3년 전만 해도 해외주식을 거래하려면 증권사를 직접 방문해 해외계좌를 터야 하고 주식을 살 땐 환전 과정도 거쳐야 했는데 이젠 그런 번거로움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해외증시 투자 환경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직접구매(직구)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첫 4개월 간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지난해 연간 거래액의 60%에 육박하는 한편 재작년 전체 거래액을 이미 넘어섰다. 증권사들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및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통해 다양한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며 투자자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달 30일까지 해외주식 매수액과 매도액을 합산한 예탁결제금액은 133억6,929만달러(14조3,700억원)로 집계됐다. 74억달러어치를 사들이고 60억달러어치를 팔아 14억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첫 4개월 간의 거래규모는 지난해 연간 결제금액(227억1,417만달러)의 58.9%에 해당한다. 2016년 연간 결제금액(125억6,086만달러)은 이미 넘어섰다. 해외주식 직구 규모가 연간 30억달러 수준이었던 2011년과 비교하면 6년 만에 7.5배 늘어난 것이다.

올 들어 해외주식 직구족이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는 미국으로, 전체 결제금액의 64.5%인 86억2,405만달러어치 주식을 거래했다. 이어 홍콩(22억9,195만달러), 일본(9억2,633만달러), 중국 본토(6억7,814억달러) 순이었다. 개별종목 중에는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로 대변되는 글로벌 정보통신(IT) 주식의 인기가 특히 높았다. 올해 1분기(1~3월)를 기준으로 국내 직구족이 가장 많이 매매한 종목이 아마존(5억5,000만달러)이었고,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알리바바(5억1,200만달러), 홍콩 증시의 텐센트(3억7,100만달러)도 높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선 지난해를 해외주식 직구 가속화 시점으로 지목한다. 주요 동력으로는 미국 증시 호황이 가장 먼저 꼽힌다. 지난해 연초 1만9,762.60으로 출발했던 다우지수는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호황 속에 7,00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올해 1월26일 역대 최고점(2만6,616.71)을 찍었다.

이를 배경으로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투자의 편의성을 높인 서비스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제휴해 지난달부터 토스를 통해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해외주식 20종을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대면 계좌개설, 자동 환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400만명에 육박하는 토스 이용자를 주식거래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최근 통합증거금 제도를 도입했다. 국내주식 거래용 계좌와 해외주식용 외화 계좌에 따로 증거금을 입금해야 하는 불편을 줄여 해외 투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해외주식 매매시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지급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대형 증권사들은 미국, 중국 등 해외주식 시황과 종목을 분석하는 전담팀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내는 등 해외주식 투자 정보를 늘리고 있다.

김은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이 글로벌 주식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에 불과하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원하고 실제 투자 가능한 국가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해외주식 직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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